우리는 흔히 ‘공의’라고 부르는 말을 영어 성경 속에서 찾아보면 ‘righteousness’이며, 히브리어로는 ‘쩨다까’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편 ‘공의’와 함께 따라오는 말은 ‘정의’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로 ‘justice’이며, ‘미슈파트’라는 히브리어에 해당합니다.
○ 공의란?
공의의 사전적 의미는 ‘공평하고 의로운 도의’ ‘선악의 제재를 공평하게 하는 하느님의 적극적인 품성’입니다. 따라서 성경 말씀에 비추어보면 공의는 관계적 개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이를 대체할 단어들로는 ‘긍휼’‘공평’ 등을 들 수 있으며, ‘마음을 같이 하는 것’‘동의하는 것’ 등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인간의 형편과 처지를 보시고 불쌍하게 여기시며, 바로잡으려고 하는 의로운 하나님의 마음이며, 일반적인 ‘정의’의 개념에 ‘긍휼’이 포함된 개념으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예로 “아브라함을 ’정의‘롭게 여기셨다”보다는 “아브라함을 ’공의‘롭게 여기셨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공평‘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는데 가난하고 약하며, 핍박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긍휼‘하게 여김으로서의 공평한 하나님 마음, 또는 억압하고 착취하는 폭력에 대해 참지 않으시는 ’공평‘한 마음 등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정의란?
정의의 사전적 의미는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입니다. 따라서 정의는 실제적 개념이며 마찬가지로 성경 말씀에 비추어보면 ’심판‘’법도‘’재판‘’규례‘’공평한 저울‘ 등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공의‘가 관계나 그 성품(마음)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한다면, 정의는 실제적인 법과 규례 그리고 집행을 의미할 것입니다. 또한 정의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요구하는 규례, 즉, 올바른 삶의 원칙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고 봅니다. “…너희가 만일 길과 행위를 참으로 바르게 하여 이웃들 사이에 ’정의‘를 행하며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않으며, 무제한 자의 피를 이곳에서 흘리지 아니하며…(렘 7장 :5~6절)”
아울러 위 말씀과 같이 ’약자를 억압하지 않은 것‘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여, 상거래 시 ’저울을 정당하게 사용하는 것‘을 ’정의‘로 표현할 수 있으며, 소작농에게 급여를 제날짜에 정확히 주는 것도 ’정의‘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맺으며
하나님께서는 성경 ’잠언‘을 통해 우리가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고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려고 공의와 정의를 적절하게 말씀하고 있는 것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하며…(잠언 1장: 3절)
이 두 말들을 적절하게 사용한 예를 몇 가지 들어보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구원은 하나님의 ’공의‘의 선물이고, 심판은 하나님의 ’정의‘입니다.
-우리는 정의를 행 함에 있어서 ’공의‘로운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뜻은 죄는 ’정의‘롭게 심판하되, 죄인은 긍휼함, 즉, ’공의‘로 대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끝으로 실제 생활 속에서 정의와 공의를 동시에 실천한 재판관의 명판결 예화를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1930년 어느 상점에서 빵 한 덩이를 훔치고 절도 혐의로 기소된 노인이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판사가 빵을 훔친 이유를 물었습니다. “판사님, 저는 지금 이혼한 딸과 살고 있는데 딸은 병들었고 두 손녀딸이 굶고 있습니다. 빵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손이 나갔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노인의 말을 들은 방청객들은 노인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정한 법의 집행을 내려야 하는 판사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판사는 잠시 후에 다음과 같이 판결을 내렸습니다. “아무리 사정이 딱하다 할지라도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잘못입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예외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대로 당신을 판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에게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당시 10달러는 노인에게는 너무나도 컸습니다. 노인의 딱한 사정에 선처를 기대했던 방청객들은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판결을 내린 판사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 법정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자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여러분, 이 노인이 빵을 훔쳐야만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방치한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여기 10달러를 제가 내겠습니다. 여러분 중에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50센트를 이 모자에 넣어 주시기 바랍니다.그리고 그 돈을 거두어 이 노인분에게 다 주도록 하시오.” 그렇게 해서 57달러 50센트의 돈이 모였고, 노인은 돈을 받아서 10달러를 벌금으로 내고, 남은 47달러 50센트를 손에 쥐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