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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목자(민수기 27장 15–17절)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소서!” – 지도자들이 드려야 할 기도 –

민수기 27장 15–17절

모세는 약속의 땅 앞에 서 있었지만,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나 모세의 마지막 관심은 자기 억울함이 아니었다. “나는 왜 못 들어갑니까?”가 아니라 “이 백성은 누가 돌봅니까?”였다. 놀랍지 않은가? 참된 지도자의 위대함은 자기 자리를 지키는 데 있지 않고, 자기 이후에도 공동체가 길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는 데 있다. 그는 하나님께 간구한다.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시여 원하건대 한 사람을 이 회중 위에 세워서 그로 그들 앞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민 27:16-17)

1. 자기보다 공동체를 위한 기도

모세는 가나안 입성의 문턱에서 멈추어야 했다. 인간적으로는 서운함과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 감정에 갇히지 않는다. 자기 죽음 앞에서 공동체의 생명을 먼저 생각한다.
미성숙한 지도자는 “내가 어떻게 되는가?”를 묻지만, 성숙한 지도자는 “하나님의 백성은 어떻게 되는가?”를 묻는다. 모세는 자기 영향력의 보존도 구하지 않았다. 그는 오직 백성이 방황하지 않기를 구했다. 참된 목자는 자기 흔적보다 양들의 길을 먼저 생각한다.

2. 지도자는 앞서가고 함께 걷는 사람

모세는 하나님께 “그들 앞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할 사람”을 구한다. 여기서 지도자는 백성 앞에서 길을 열고, 백성과 함께 위험을 통과하며, 다시 그들을 삶의 자리로 데리고 돌아오는 사람이다.
성경적 지도자는 무대 위의 스타가 아니라 길 위의 목자다. 높은 자리에서 명령만 내리지 않는다. 백성의 먼지를 함께 마시고, 두려움을 함께 견디고, 하나님의 방향을 함께 분별한다. 그래서 지도자의 본질은 권력이 아니라 목양이다. 지위가 아니라 책임이다. 말이 아니라 동행이다.

3. 백성은 하나님의 것

모세는 이스라엘을 “여호와의 회중”이라고 부른다. 백성은 모세의 소유도, 여호수아의 소유도 아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주인이 아니라 청지기다. 교회도 목회자의 성취물이 아니라 주님의 몸이다. 공동체가 한 사람의 욕망에 묶일 때 목양은 지배로 변하고, 사명은 소유욕으로 변질된다.
“목자 없는 양”은 방향을 잃은 영혼, 보호받지 못하는 공동체, 말씀의 길을 잃은 백성을 뜻한다. 양에게 목자가 없으면 흩어진다. 교회에 참된 목양이 없으면 사람은 많아도 영혼은 외로워진다. 언어는 풍성해도 생명은 메마를 수 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무리를 보시고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불쌍히 여기셨다(마 9:36). 모세가 목자를 요청했다면, 하나님은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참 목자로 보내셨다.
예수님은 “나는 선한 목자라”고 말씀하신다(요 10:11). 선한 목자는 양을 이용하지 않고, 양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린다. 여호수아는 백성을 가나안으로 이끌었지만, 예수님은 우리를 하나님 나라로 이끄신다. 그분 안에서 지도력은 권력의 기술이 아니라 십자가의 사랑이 된다.

마무리하며
오늘 한국교회에도 이 기도가 필요하다. “목자 없는 양이 되지 않게 하소서.” 동시에 “목자답지 못한 목자가 되지 않게 하소서.” 한 시대의 모세는 떠나도, 하나님의 돌보심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참된 지도자는 자기 자리를 붙드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계속 길을 걷도록 다음 목자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지도자들을 향해 말씀하신다: 자기 자리를 남기려 하지 말고, 길을 남기라. 자기 이름을 붙들지 말고, 하나님의 양들을 살리라.

기도문

사랑의 하나님
우리를 목자 없는 양처럼 버려두지 마소서.
우리 공동체에 주님의 마음을 품은 목자를 세워 주소서.

지도자의 자리를 욕망이 아니라 섬김으로 채우게 주소서.
떠날 때를 아는 겸손과 다음 세대를 축복하는 믿음을 주소서.

교회가 누군가의 소유가 아니라 주님의 몸으로 보게 하소서.
선한 목자 예수님의 음성을 따라 오늘도 길을 걷게 하옵소서. 아멘.

By JiChu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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