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34, Lent)
🗒 길위의 묵상(Meditation on the road)
눅 Luke 19:41-44.
감람산(The Mount of Olive)예루살렘 동편 기드론 골짜기 건너편에 있는 산입니다. 감람산은 예루살렘을 향한 경사면에 한 때 올리브 나무들이 많아 자라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예수님 시절 이 산 아래 기드론 골짜기 쪽에는 겟세마네라 불리는 곳이 있는데 겟세마네는 ‘올리브기름을 짜는 틀’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감람산은 해 뜨는 동편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감람산은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의 영광이 예루살렘을 비추는 거룩한 곳의 의미를 갖습니다. 메시아는 바로 이 감람산 방향에서 오시리라는 예언입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그래서 “여호와의 영광이 성읍 가운데에서부터 올라가 성읍 동쪽 산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겔12:23)” 이외에도 스가랴는 하나님의 영광이 그 산에 임하게 되어 산이 남북으로 갈라질 것에 대해 예언했습니다. (슥 14:4)
나귀를 타고 감람산에서 예루살렘 성으로 내려오던 예수님께서 감람산의 중턱에 서셔서 예루살렘을 향해 긴 한숨 내뱉고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너도 평화에 이르게 하는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터인데! 그러나 지금 너는 그 일을 보지 못하는구나. 그 날들이 너에게 닥치리니, 너의 원수들이 토성을 쌓고, 너를 에워싸고, 너를 사면에서 죄어들어서, 너와 네 안에 있는 네 자녀들을 짓밟고, 네 안에 돌 한 개도 다른 돌 위에 얹혀 있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눅 19:42-44)
1세기초 로마시대에 접어들어 얇은 유리로 작은 호리병 모양의 눈물병을 만드는 방법이 발달하면서 개인마다 눈물병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눈물병은 기쁨, 즐거움, 후회와 같은 인간의 희로애락 가운데 흘리는 눈물을 모아두는 병입니다.
특히 시신을 무덤에 안치하고 가족의 남은 구성원이 한구석에서 신발을 신지 않은 상태에서 매우 슬프게 울때 떨어지는 눈물을 눈물병에 담아 시신 옆에 두고 무덤의 문을 닫는 것입니다. 이런 눈물병은 이스라엘의 거의 모든 신약시대의 고대 무덤에서 발견이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탈리아의 건축가 안토니아 바루치는 비잔틴 교회의 흔적위에 1955년 눈물이 떨어진 모습의 교회를 건축하게 되는데 그 교회 지붕의 4개 모서리의 항아리처럼 생긴 것이 눈물병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종려주일에 나귀새끼를 타시고 예루살렘 성으로 향하실 때 수많은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겉옷을 길에 펴고 외쳤습니다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눅 19:38).
이런 기쁨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주님께서는 십자가에달려 죽으시고 이 땅을 떠나신 후 벌어질 회개하지 않는 예루살렘의 비극적인 운명을 예견하시고 통곡을 하신 것입니다 (눅 19:41-44)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시고 4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서기 70년 예수님의 예언이 성취되었습니다. 로마의 디도(Titus) 장군의 지휘아래 4개의 군단이 전쟁에 뛰어들었고, 그들은 먼저 예루살렘 성의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토성을 쌓아 공성전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은 함락이 되었고 유대인들의 자부심이자 심장인 성전은 불태워져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게 다 파헤치고 파괴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미래에 올 이 상황을 예견하시고 살 길을 알려주신 것입니다.(막 13:14)
종려주일, 예수님을 향한 사람들의 칭찬과 찬송을 뚫고 나온 예수님의 이 탄식! 예루살렘의 멸망과 함께 예수님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이 예수님의 깊은 한숨과 함께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셨을 때에, 누가 그 예수님의 눈물을 보았겠습니까? 감람산 중턱의 이 눈물 교회는 바로 그 때 흘리셨던 예수님의 그 눈물을 기념하는 곳입니다. 이 교회의 이름은 Dominus Flevit (주님께서 우셨다)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실 땅 예루살렘성을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시며 골고다 십자가의 길을 걸어 가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과 같은 마음으로 눈물의 기도로 이 세상의 축소판인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감람산에 서야 합니다. 그리고 힘의 논리가 아닌 사랑으로 이 땅의 사람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할 십자가 길을 찾아 걸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사순절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곧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오시는 종려주일과 십자가로 향하신 날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 치도 손해보고 살지 말라는 세상의 가치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본 훼퍼목사님께서 말하신 것처럼 “상처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이십니다. 우리의 아픔을 지니시고 우리의 질고(疾苦)를 짊어지신 분이십니다.
신앙인의 삶의 첫 걸음은 “그가 찔림”을 나를 위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의 상처가 나의 온전함의 근거가 되는 삶입니다. 다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로 향하는 마지막 결단과 실행의 순간들에 와 있습니다. 매년 반복해야하는 의무가 아니라, 다시금 우리의 영혼의 매무시를 바르게 하는 고난주간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때문이라,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 53:5)” 주님이 십자가에서 고난받으시기 700년전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주신 귀한 말씀이 우리들 가슴에 사무치는 종려주일, 고난주간의 발자취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길위의 기도(Prayer on the road)
저 하늘 황금길 올라갈 때에 감람산 언덕위에서 우리의 눈물 다 씻겨주시고 찬송하며 올라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임마누엘 주앞에 영광돌리게 하옵소서 !
(말씀 : 장재웅목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