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막공사를 다시 시작하다’ |
🏡본문해설
모세는 공사 책임자 브살렐과 그의 조력자 오홀리압 그리고 재능 기부를 위해 자원한 기술자들에게 “모든 것을 주님께서 명하신 그대로 만들어야 합니다”(1절)라고 지시합니다. 모세는 백성이 자원하여 헌납한 모든 자재를 그들에게 넘겨 주었는데, 그 이후에도 백성은 계속하여 자재를 가져 왔습니다(2-3절). 그러자 기술자들이 모세에게 와서 더 이상 헌납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보고합니다(4-5절). 모세는 백성들에게 이제 그만 헌납하도록 명령했는데, 이미 헌납한 물품만으로도 필요한 만큼 쓰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6-7절). 하나님께 대한 이스라엘 백성의 열심이 그만큼 컸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금송아지 사건에 대한 죄송한 마음도 그 열심의 한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브살렐의 지도에 따라 기술자들은 먼저 성막을 만듭니다(8-38절). 그들은 시내 산에서 모세가 받은 지시(26장)대로 작업을 합니다. 이미 26장에서 성막 제작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기에 여기서는 그냥 “하나님이 지시한 그대로 성막을 지었다”고 해도 될 터인데, 저자는 다시금 상세하게 성막 제작 과정과 내용을 서술합니다. 현대 독자에게는 불필요해 보일만한 반복입니다. 하지만 저자에게는 그것이 그만큼 중요했습니다. 성막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지시대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적용묵상: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영이십니다(요 4:24). 반면, 우리는 육적인 존재입니다. 눈으로 보아야 하고 손으로 만져 확인해야 안심하고 만족을 얻습니다. 영적 삶은 육적인 존재인 우리가 영이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삶의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영적 삶은 우리에게 언제나 도전이요 시험입니다. 영이신 하나님의 존재를 자꾸만 잊고 물질에 붙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영이신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영광을 생각하게 해 주는 상징물이 필요합니다. 우리 중에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에 대한 리마인더(reminder)가 필요합니다. 성막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허락하신 리마인더 중 하나입니다. 성막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 계시며 또한 그들을 만나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육적인 존재인 우리는 너무도 쉽게, 너무도 자주 리마인더로 주신 상징물을 우상으로 섬기는 잘못을 범한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종교의 예화를 사용하자면, 리마인더로 주신 상징물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인데, 우리는 달이 아니라 손가락에 붙들려 그것을 숭배하는 잘못에 빠지곤 합니다. 그것이 후대에 이스라엘 백성이 성막과 성전에 대해 범한 잘못입니다.
이 잘못은 오늘 우리의 영적 삶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걷는 영적 여정의 한 편에는 우상숭배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생각하도록 만들어진 리마인더를 성물로 숭배하는 잘못입니다. 다른 한 편에는 물질주의의 길이 있습니다. 영적 차원을 전적으로 부정하고 모든 것을 물질로만 보려는 사고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모든 신비의 껍질을 벗겨 내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중간에 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리마인더로 여기고 그 모든 것을 통해 늘 하나님을 생각하고 그 나라를 향해 걸어 갑니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은 신비가 됩니다. (✍️사귐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