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중 ‘은 언어유희처럼 단어의 본래 의미와 다르게 사용되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한다. 소명(召命)의 사전적 의미는 ‘임금이 신하를 부르는 명령’ 또는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하도록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일’, 즉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을 의미한다. 이에 반에 사명(使命)은 ‘사신이나 사절이 받은 명령’ ‘맡겨진 임무’이다.
로마서 1장 1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바울이 자신의 분명한 소명(부르심)을 고백한 것이다. 하지만 바울이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 4:7)라고 말한 것은 그의 사명에 관한 것이다. 소명이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면, 사명은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죽기까지 순종하며 나아가는 믿음의 결단과 의지이다. 흔히 ‘소명을 다하기 위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부르심을 다한다’는 뜻이 되므로 틀린 말이다. 그 대신 ‘사명을 다하기 위해’라고 해야 한다. 소명과 사명의 언어적인 혼동보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의 소명, 즉 하나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깨닫지 못하고 항상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부러워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 받은 소명을 마치 한 달란트 받은 종처럼 묵혀두거나 썩혀 두고 사명을 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상윤 목사(영국 버밍엄대 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