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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와 신학 Ministry and Theology

새로운 예배경험을 위해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하여 먼저 질문을 던져보자. 여러분이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갈 때 어떻게 식당을 선택하는가? 당연히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하고 어느 식당이 제일 맛이 좋은지를 떠올릴 것이다. 그다음으로 같은 종류의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라도 어떤 식당이 청결한지, 종업원이 친절한지, 실내 분위기가 좋은지, 그릇이 멋있는지, 음악이 마음에 드는지 등 부수적인 요소들을 고려하여 결정할 것이다.

예배 갱신을 생각하면서 레스토랑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레스토랑 경영자처럼 예배를 바라보자는 제안이다. 새로운 예배 경험은 생각의 전환에서부터 시작한다.

1. 관점을 바꿔보자.

설교가 예배의 전부이고 설교가 유일한 하나님의 은총의 도구라는 생각은 음식 맛만 좋으면 다른 조건들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는 자세와 다르지 않다. “음식 맛”은 물론 좋아야 하겠지만, 더불어 다른 여러 요소를 새롭게 하면 손님들의 만족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아침 인사를 인도할 때의 목소리와 목회 기도할 때의 톤을 다르게 해보자. 힘껏 찬양하는 에너지와 침묵 기도의 대조(contrast)를 적절히 사용해보자. 불필요한 설명과 같은 말의 반복을 피하고 집중력을 깨뜨리는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줄여보자. 교회력과 계절에 맞는 색깔과 제단 장식은 예배드리는 자의 마음을 새롭게 한다. 성경 본문 주제와 연관된 간단한 소품은 그날의 메시지를 생생한 이미지로 담아서 갈 수 있게 도와준다.

예배 안의 모든 사소하고 작은 요소들이 “은총의 통로”로써 예배자들의 마음에 터치되도록 준비된다면, 정성껏 준비된 목회자의 그 날의 “설교”와 더불어 예배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예배경험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2. 매 주일 하나의 주제만 선택해 보자.

주제가 너무 많으면 예배가 산만해진다. 하나의 초점으로 예배를 준비하면 설교도 목회 기도도 쉬워지고 듣는 이들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예를 들어, “믿음”을 설명하는 많은 정의(definition)와 실천적인 방법 가운데서 한 주에 한 가지씩만 선택하여 집중하면 어떨까? 여러 주의 시리즈 설교가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 “제자도(discipleship)” 혹은 “성령” 등도 마찬가지다. 나무(tree), 물(water), 산(mountain), 불(fire) 등 간단하면서도 성경에서 많이 등장하는 주제들은 영성과 관련되어 좋은 설교(예배)의 재료가 된다.

3. 선택한 주제에 맞게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보자.

예배는 하나님의 은총이 목회자를 통해서, 성도들의 마음으로, 세상으로 흘러가게 하는 물줄기 같은 것이다. 예배의 각각 순서들이 통합적으로 잘 연결되어서 하나의 흐름으로 나타나면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전달되고 풍성한 예배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9월 둘째 주 예배에 홈커밍 주일(Homecoming Sunday)을 계획한다. 그동안 안 나왔던 교인들을 초청하여 전교인이 한 번에 같이 모여보자는 의도이다. 아침 환영 인사는 “Welcome Home!”이고, 첫 찬송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주의 성전에 모이는 내용으로 선택한다.

이날의 주제에 맞는 공동기도문을 함께 드리고 가능하다면 세례식을 준비한다. 세례식의 신학적인 의미와 더불어 세례받는 아기에 대한 부모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책임과 역할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는다. 설교에는 영적 “고향”으로써 교회 공동체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배의 마지막 찬송은 새 예루살렘을 향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신앙의 여정을 격려하는 곡을 선정하고, 축도는 본 교회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증거하도록 격려하는 파송의 언어를 사용한다.

4. 새로운 예배 경험을 위한 새로운 언어를 개발하자.

새로운 언어 개발을 위한 최상의 기회는 목회 기도다. 기도는 신학을 담는 특별한 그릇이기 때문이다. 건전한 신학을 담아내고 깊은 영성을 드러내는 신선한 기도를 읽으면 마음이 새로워지고 새로운 도전이 느껴진다.

오래전 미국 찬송을 부르면서 큰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참새의 하나님, 고래의 하나님, 별들의 하나님, 지진의 하나님, 폭풍의 하나님, 무지개의 하나님, 빈 무덤의 하나님, 굶주린 자의 하나님, 병자의 하나님, 탕자의 하나님. 이 얼마나 다양한 하나님을 찬양하는가?

내가 믿었던 하나님이, 또한 모든 생명과 세상 사람들의 하나님이심을 처음으로 가슴 깊이 깨닫게 해 준 감동의 순간이었다. 언어를 통해서 신학적 이해와 생각의 지평이 넓어지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 이후로, 성경의 다양한 언어들을 사용해서 매주 새로운 목회 기도를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평화의 하나님, 질투의 하나님, 생명의 하나님, 감찰하시는 하나님, 가까운데 계시는 하나님, 보수하시는 하나님, 스스로 숨어계시는 하나님, 날마다 우리의 짐을 지시는 하나님.

5. 예배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예배를 기획해보자.

예배는 하나님과 인간들이 함께 만나는 시간과 공간이다. 예배는 하나님과 인간의 공동작업이다. 그래서 예배 안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요소와 아래에서 올라가는 요소가 함께 들어있다. 설교와 봉헌이 각각의 예다.

귀로 좋은 말씀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을 써 움직이고 몸으로 느끼는 예배가 오래 감동으로 남는다. 몸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예배를 통해서 교인들은 예배가 한 방향의 일방적인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예배의 역동성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그들이 예배의 주체(main body)라는 것을 실제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성찬식 기도문을 교대로 낭독하는 것, 새신자 환영이나 교인 환송 때 온 성도들이 손을 뻗어서 함께 축복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좋은 예다. 무더운 여름, “생명의 물”(Living Water)에 대한 설교를 하면서 제단 앞에 찬물을 준비해서 교인들이 앞에 나와서 마시거나 만지거나 하는, 참여하는 의식(ritual)을 마련해 본 적도 있다. 세계성찬주일에는 성찬 빵과 포도주를 예배당 정중앙에 준비하고 전 교인들을 둥그렇게 원으로 만들고 모두가 성찬식을 받고 주고 한 적도 있다. 몸으로 경험하는 예배가 교인들의 잠자는 영성을 깨울 수 있다.

예배는 성경과 복음이라는 기본적인 재료를 바탕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도록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예배는 예술이고 목회자는 예술가이다. 아름다운 예배, 느낌이 있는 예배를 기획하는 것은 목회자에게 주어진 특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거룩하고 멋진 작업인가? 이 거룩한 특권으로 매주 새로운 작품들을 창조해 가길 바란다.

새로운 예배 경험을 위하여

이형규 목사kantory65@gmail.com 

Grace United Methodist Church in St. Johnsbury, Verm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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