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옷 속의 비밀
에덴 동산에서 죄를 범하게 된 아담과 하와는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어 입음으로써 옷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옷은 누구나 다 입는 것이지만, 특별히 유대인들에게 옷이란 2,000년 가까이 겪어왔던 고난과 유랑의 역사 만큼이나 모질고 거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유대교의 심장인 예루살렘의 유대인 지역을 거닐다 보면, 검은색 정장 혹은 검고 긴 외투(Caftan)를 입고 검은 색의 중절모(Shtriemel)를 쓰고 곱슬곱슬한 구렛나루 수염(peyot, payos)를 한 정통 유대인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왜 그들은 한 여름 더운 날씨에도 검은 색 정장과 모자를 쓰고 있는지를 물어 보게 되면, 겸손한 삶을 지향하고 또 성전이 무너진 것을 애곡하기 위한 표현으로 검은 색 옷을 입고 있다고 말합니다.
유대인들은 성전 산의 서쪽 벽(Western Wall, 통곡의 벽)을 향하여 2,000년 동안 성전을 잃고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하여왔던 그들의 조상들과 같이 커다란 돌을 깎아서 만든 성벽 사이의 틈에 기도문을 끼우면서 언젠가는 다시 성전이 세워지게 될 그날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마음으로 검은 색의 옷을 입습니다. 한 마디로 그들은 지금 상중(喪中)에 있는 것입니다.
정통 유대인의 여인들은 긴 소매에 소박한 옷과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치마를 입습니다. 그리고 머리에 두건을 쓰고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거나 삭발을 하고 가발을 씁니다. 여인들은 결혼을 한 후, 더 이상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갖거나 혹은 관심을 끌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머리카락을 가리거나 자르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중세의 종교 개혁가들은 신앙적인 이유로 검은색 옷과 갈색 옷을 입었는데, 그들은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이 옷을 입게 되었으므로 화려한 색의 옷을 입는 것을 죄악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정교회의 사제들도 검은 색의 옷을 입었는데, 그들은 세상에 대하여 죽고, 그리스도를 향하여 산다는 의미로검은색 옷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옷은 그 사람의 삶과 종교 그리고 철학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근본적으로 반역하였던 아담과 하와에게 하나님께서는 동물을 죽여 그 가죽으로 죄의 결과로 나타난 부끄러움을 덮어 주시는 사랑의 마음으로 가려주셨습니다.
정통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짐과 겸손을 표현하기 위해서 검은 옷을 입고 있다고 말하지만, 내막적으로는 역사적으로 기독교의 강요에 의해서 이렇게 특이한 옷을 입게 된 숨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중세 유럽 사회에서 유대인들은 마치 백조들 사이에 섞여서 살고 있었던 미운 오리 새끼들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기독교도들의 눈에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사람들로써 그에 대한 죄값으로 평생 유랑 생활을 해야만 하는 백성들로 여겼습니다. 교회는 유대인들을 조롱하고, 그리스도인들과 교제를 금지시키는 인종차별적인 방법의 일환으로 검은 옷과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도록 강요하였던 것입니다.
1215년 교황 이노센트 3세는 라테란 종교회의 결정을 통하여 유대인들과 이슬람교도들이 입는 특별한 옷에 언제 어디에서든지 쉽게 구분하여 볼 수 있는 표시를 달도록 명령하였습니다. 그런가하면 1217년 영국에서 영국 왕 헨리 3세는 유대인의 옷에 십계명이 새겨진 Badge를 달도록 명령하였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 프랑스 왕 루이스 9세는 유대인을 상징하는 표시를 상의(Jacket)의 목뒤 부분에 붙이고 입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세계 제 2 차 대전 중에 폴란드를 비롯하여 나치가 점령하여 다스렸던 지역에서는 유대인의 옷에 노란색으로 그려진 다윗의 별을 달도록 하였는데, 이스라엘의 상징인 다윗의 별이 치욕과 저주의 상징이 되어 유대인이라면 누구든지 노란색의 다윗의 별을 달고 다녀야 했으며, 혹시 그 별이 떨어지거나 달고 다니지 않으면 체포되었고 심하면 노란 별을 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하여 사형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무화과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어 입은 이후, 중세와 근대 그리고 현대에서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그들이 입고 있던 옷은 씻을 수 없는 수많은 치욕의 상처를 남겨준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유대인들에게 수치와 모멸을 주었던 검은 옷을 왜 그들은 계속하여 입고 있는 것일까?
굳이 설명을 한다면, 중세의 시대부터 유대의 랍비들은 고난을 받고 있었던 그 시대의 유대인들에게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유대인으로 구별된다는 것, 그 자체를 영광으로 여기라.”(자료: HaEun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