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후 다섯째 날, 4/10 금] 다시 부활의 삶을 살게 하소서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고후 4:8-10)
생명과 평화의 주님,
부활의 기쁨을 노래해야 할 이 계절에도 세상은 여전히 소란스럽고 어둡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라고 외치셨던 주님의 그 절규가 오늘날 포화 소리에 묻힌 이들의 비명으로, 무너진 폐허 속 아이들의 눈물로 다시금 울려 퍼지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부활의 주님,
저희는 부활을 믿는다 말하면서도, 여전히 골고다 언덕의 그 참혹한 십자가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아 당황스럽고 두렵습니다. 휴전의 소식 뒤에도 여전한 적대감과 폭격의 소음은 우리를 깊은 탄식에 머물게 합니다. 전쟁의 거대한 소리에 온 마음과 시선을 빼앗긴 나머지, 정작 우리 곁에서 신음하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과 억울한 이들의 호소는 중심에서 멀어져만 갑니다.
긍휼의 주님,
간절히 기도하오니, 이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저희가 부활의 삶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십자가의 고통이 끝이 아니라 생명의 시작이었음을 기억하며, 절망의 어둠을 뚫고 피어나는 희망의 증언자가 되게 하옵소서.
오늘 한날, 세상의 관심에서 소외된 이들을 기억합니다.
하루의 끼니를 걱정하며 고단한 가난을 살아가는 사람들, 무너진 건강 앞에서 홀로 외로운 투병을 이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진실이 외면당한 채 차가운 옥에 갇혀 신음하는 억울한 이들을 위한 우리의 기도가 멈추지 않게 하옵소서.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억울함을 신원하려는 작은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게 하옵소서.
주님,
오늘 하루 저희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십자가를 넘어선 부활의 참된 기쁨과 따뜻한 위로를 나누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이 땅 곳곳에서 묵묵히 부활의 삶을 살아가려는 수많은 이들과 뜨겁게 손을 맞잡고, 바른 세상을 향한 실천과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도록 저희를 굳세게 붙들어 주옵소서.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과 불의의 권세를 이기신 주님의 평화가 이 땅 가득히 임하는 것을 보게 하옵소서.
십자가를 지나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