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언어
(1) 어족
구약에 쓰여진 히브리어와 아람어는 서부 셈 어 중의 하나이다. ‘셈 어’라 함은 셈의 후손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그리고 아라비아 반도에 사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2) 히브리어와 아람어
구약은 대부분 히브리어로 쓰여져 있다. 아람어로 쓰여진 것은 다니엘, 에스라, 창세기, 예레미야의 일부이다.
(3) 히브리어 명칭
가) 후대 신약 시대인들이 명명함
구약의 언어를 ‘히브리어’ 라고 말한 곳을 구약 자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히브리어를 사용하는 백성이 히브리인이었기 때문에, 그 언어를 사용하는 족속의 이름을 따라서 ‘히브리어’라고 신약 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이름을 붙인 것이다.
나) 2개의 명칭
구약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쓰는 언어를 첫째, “예후디트”라고 불렀고, “세파트 케나안”이라고도 불렀다.
(4) 히브리 란 말의 유래
가) 에벨로부터 유래
‘히브리’ 란 말이 아브라함의 조상인 ‘에벨’로부터 유래되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나)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
아브라함이 처음’히브리인’으로 불리우고, 그 후 그의 자손 이삭과 야곱이 ‘히브리인’이라 불리우기 때문에, ‘히브리’란 말이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여호수아 24:2-3에 의하면 아브라함이 유브라데스 강을 건너서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는데, 이 ‘건너다’의 뜻인 ‘아바르’ 란 말과, ‘이브리’ 란 말이 서로들 똑같은 자음으로 형성되었다. 그리하여 아브라함을 히브리인으로 불리운 것은 아브라함이 유브라데 강을 건너왔으니, ‘건너온 자’란 뜻에서 ‘히브리인’이라 불리웠다고 생각한다.
다) ‘하비루’란 말에서 파생
‘히브리’란 말의 어원을 아마르나 문서, 누지 문서, 마리 문서, 우가릭 문서 등에서 발견되는 ‘하루비’ 란 말에서 찾아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구약의 ‘히브리’와 아카디안 어의 ‘하비루’와 이집트 어와 ‘pr’가 서로 관련된 것을 연구한 학자들은 ‘히브리’가 ‘하루비’와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것으로 생각한다.
올브라이트는 주전 1000년을 전후에서 ‘하피루’와 ‘아피루’의 어원(Br)-건너다, 통과하다, 의 영향을 받아 발음이 아피르에서 아비르로 바뀌었으며, 그 다음에 초기의 말리크가 가나안의 밀크로 바뀌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비루’가 ‘이브르’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위와 같이 ‘히브리’ 란 말의 어원에 대하여 3가지 이론이 있으나, 그 중에 어느 것이 옳다고 주장할 분명한 증거가 없다. 그러나 셈의 후손을 ‘셈족’, 함의 후손을 ‘함족’이라 부른 것처럼, ‘에벨’의 후손을 ‘에벨’과 같은 자음을 사용하여 점차 ‘히브리 인’이라 부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5) 히브리 문자의 기원
벨하우젠은 이스라엘 왕국의 초기까지는 아직 히브리 사람들이 글자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근거 없는 가설이었음이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입증되었다. 이미 적어도 주전 3100년경 근동 지역에서는 문자가 사용되며 인간 문화의 가장 높은 척도로 되어 있었다.
가) 메소포타미아
고대 근동 지방에서 제일 처음 문자를 사용한 민족은 수메리안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전 3500년 이후 언젠가 행정과 경제적인 필요성 때문에 문자를 창안했다. 이 수메리안 사람의 설형(쐐기)문자를 아카드 사람이 주전 3000-2500년 사이에 전수받아 발전시켰고, 주전 2000년 경에는 호라이트와 히타이트 족속이 발전시켜 사용하였다.
주전 1000년경의 초기에는 아르메니아의 우라르티안 사람들에 의해 의사 교환의 매개체로서 사용되었다. 또한 메소포타미아의 설형 문자는 두 개의 다른 문자를 발달케 하는 영향력을 끼쳤다. 즉, 구 페르시아 음절 문자와 라스샴라 알파벳이다. 신 앗시리아 왕국 시대에는 아람 어가 흘림체 알파벳으로 쓰여졌으며, 메소포타미아 지역 등에서 사용되었다. 이 아람 어 흔적을 설형 문자로 쓰여진 기록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아람어의 기원은 수세기 앞서 찾아볼 수 있다. 원시 아람어의 영향은 주전 2000경 아라비아 사막 북부 지방으로부터 온 유목민들에 의하여 크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에 대하여는 티글랏필레세르 1세 시대에 기록된 앗시리아 문서 등에 언급되었으며, 오경에서도 이들이 이스라엘 조상들과 관계되어 있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주전 12세기 경에는 이 유목민 집단이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를 따라 페르시아 만을 지났고, 북쪽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을 지나 북부 아라비아에서 촌락들을 형성하고 살았다.
성경 이외에 가장 오래된 아람어 기록은 멜가르트 비문에서 발견된다. 이 비문은 주전 9세기에 쓰여진 것으로 생각된다. 조금 후에 된 것으로는 젠질리 기록인데, 이 기록 중 하나가 티글랏필레세르 3세 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 젠질리는 주전 8세기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주전 5세기에 쓰여진 엘레판틴 파피리가 아람어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초기에 학자들은 아람어를 크게 동부 아람어와 서부 아람어로 나눈다. 서부 아람어는 동부 아람어보다 그 기원에 있어서 나중에 된 것으로서, 드라이버는 구약의 다니엘서도 나중에 기록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프린스톤 신학교 교수였던 윌슨은 동부와 서부 아람어로 구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하며, 기독교가 생기기 이전에는 그런 구별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볼 때 아람어를 동부와 서부의 아람어로 구별하는 대신, 다음 4개의 아람어로 구별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
1, 구 아람어 – 북부 시리아의 기록문에 쓰여진 언어로 주전 8-10세기경의 것이다.
2. 공용 아람어 – 앗수르, 바벨론, 그리고 페르시아의 통치에서 사용된 언어이다.
3. 레반틴 아람어 – 주전 721년 이후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에서 많이 사용된 언어이다.
4. 팔레스타인의 유대인 아람어 – 신약 시대의 여러 방언으로 된 아람어이다.
나) 이집트
이집트에서는 주전 3000년 조금 전부터 그림으로 된 상형문자를 사용했는데, 이는 수메리안 문자의 원리를 채택하여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후 이 그림으로 된 상형문자가 독자적으로 발전하였는데, 빨리 쓰기 위해 그림이 아닌 초서형 상형문자로 변천되었다.
그 후 주전 8세기 말에는 그림으로 된 상형문자나 초서형 상형문자보다는 훨씬 단순화 되고 쉬운 민용 문자가 개발되어 편지와 상업적 기록에 사용되었다. 그리하여 이 세가지 문자가 나란히 이집트에서 사용되었다.
마지막으로 주후 3세기경 이집트인들은 희랍 알파벳을 이집트 말을 적는 문자로 채택하여 사용했는데 이를 ‘콥틱어’라 한다.
다) 원시 시내산 어
프린더스 페트리씨는 옛날 이집트 인이 통치하던 시나이 반도의 세라비트 엘 카뎀에 있는 터기 옥 광산에서 1904년에 약 25개의 비문을 발견했다. 학자들은 이 비문들의 연대를 주전 1500년경으로 추산했는데, 이 비문들은 모세 이전 얼마 기간 동안 일종의 초기 알파벳 형이 있었음을 증명해 준다. 이 초기 알파벳 형을 원시 시내산 어, 초기 가나안 어, 혹은 원시 페니키아어라 부른다. 1947년에 이 비문을 해독했던 올브라이트는 이 비문들의 문자가 이집트의 토트메스 3세 때에 터키 옥 광산에서 일을 시키기 위해 가나안으로부터 데려왔던 셈족 노예들이 사용했던 알파벳 글자인 것으로 추측했다. 이 비문들을 일반적으로 이집트의 상형 문자에서 파생된 글자들이라고 간주하지만, 그러나 약 30개가 넘은 상형문자와 다른 사인의 글자들은 이 비문의 알파벳이 이집트의 알파벳과는 다른 성격의 알파벳인 것을 가리켜 준다. 아마도 이 알파벳은 그 당시에 널리 사용되던 글자들보다 간편하고 쉬운 글자를 가지려는 필요성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후기 청동기 시대에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지역의 사람들은 적어도 다섯 종류의 글자를 사용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시 시내산 어가 발전되어 온 경위를 알 수는 없으나 우가릿 어가 곧 그 뒤를 따랐다.
원시 시내산 어가 주전 11세기와 10세기의 아람 사람들에 의해 분명히 채택되었다.
라) 히브리 글자
히브리 문자는 페니키아 어에서 유래된 글자이다. 초기 히브리어 알파벳은 주전 10세기의 게제르 달력에서 비롯하여, 그것이 사용되던 천년동안 계속 존재했었다. 그러나 주전 3세기와 2세기 사이 그 당시의 페니키아 글자로부터 상당히 달라진 수정된 아람 어 글자를 유대인들이 채택했다. 이 수정된 아람 어 글자가 나중 ‘스퀘어’글자로 알려졌고, 오늘날 인쇄된 히브리 성경의 문자이다.
마) 아람 어 문자
아람어 문자는 히브리 문자와 달리, 주전 1000년경부터 어느 정도 독자적으로 발전되었다. 그러나 주전 850년과 같은 후기 때의 아람어 글자는 아슬랜 타쉬와 텔 할라프에서 발견된 기록들로 볼 때, 아직도 페니키아의 직선 문자와 비슷했음을 보여 준다. 그렇지만 주전 7세기에 초서형 스타일이 점점 분명히 드러난다. 이는 바르 레쿠브 비문이나 진흙 판들에서 발견되며 주전 604년경 필리스티아의 아돈왕이 이집트의 바로에게 보낸 파피러스 서신에서도 나타난다. 주전 3세기 말에 반 공식적인 문자로 페르시아 아람어가 생겼다. 주전 3세기와 2세기 사이에 그 당시의 페니키아 글자와 상당히 달라진 아람어의 수정된 글자를 유대인들이 채택했다. 이들의 초기 글자를 주전 150년경의 나쉬 파피러스에서 볼 수 있는데, 이 글자들이 ‘스퀘어’글자로 알려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