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항상 주의 일에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고전 15:58)”
고린도교회는 바울과 그의 동역자들이었던 로마로부터 피신해 온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 마게도냐에서 온 실라와 디모데의 헌신으로 세워진 교회로서 주로 이방 상인들(고전1:26-29)과 유대인들(고전7:18)과 중류와 상류의 부유층의 사람들(11:12이하)로 구성되었고 약 200명 정도의 교인들로 이루어진 교회였습니다. 바울의 고린도 사역은 제 2차 선교여행중(AD 51-52)에 이루어졌는데 주로 유대인 회당을 중심으로 복음이 증거되기 시작하다가 유대인들의 반발로 인하여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열심히 복음을 전한 결과 많은 믿는 자들이 생겨나 큰 교회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그 후 사도바울은 브리스길라 부부와 함께 고린도를 떠나게 되었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에베소에 남겨두고 자신은 안디옥에 돌아옴으로써 제 2차 선교여행은 끝이 납니다.
이 고린도 교회는 성령의 특별하신 역사를 통하여 놀라운 부흥과 함께 많은 영적인 은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바울이 떠나간 후에 거짓 순회 전도자들의 영향으로 주변의 헬라적인 사조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음으로써 세속화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세속화 가운데 고린도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육적이고 세상적인 모습, 복음의 변질, 세상적인 관점에서 지도자를 추종, 영성이 결여된 영적체험, 도적적인 의식과 삶에 대한 불감증, 성적 자유주의, 금욕주의, 종교적인 혼합주의, 세례와 성찬, 영적은사의 남용, 몸의 부활 부인)은 다양하게 표출되었지만 근본문제는 교회의 분쟁과 파당(고전1:10-12;3:3;11:18-19)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린도 교회의 문제들에 대한 답변으로 바울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신의 모범과 함께 보다 기독론적(십자가의 복음)이고 종말론적인 면에 기초하여 교회론적(몸으로서의 교회)이면서도 윤리적인 답변(교회의 덕, 사랑, 순결과 연합)을 시도합니다. 즉 분쟁과 파당, 음행, 법정송사, 결혼과 성 윤리, 우상제물, 사도직과 자유, 교회내의 여성의 역할, 성례, 영적 은사들, 몸의 부활등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서 찢겨진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바울은 고린도 서신을 통해 신학적인 해답 즉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인 십자가의 복음(1:24)과 부르심과 일꾼의 모습, 성령의 전이며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의 삶(거룩과 연합), 공동체 내에서의 성령의 은사들의 목적과 역할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바울은 고린도 서신을 통해 고린도 교회의 ‘윤리없는 영성(spirituality without ethic)’을 지적합니다. 그들의 ‘영적 부요’와 ‘신앙 성숙’사이의 불일치 관계를 지적합니다. 성령의 나타남의 현상은 있지만 거룩함과 섬김과 세움이 상실된 ‘수퍼 우퍼의 영성(Super-uooper spirituality)’을 지적합니다. 영적인 몽매주의인 지적 엘리트주의도 문제이지만 윤리와 공동체성을 상실한 초영성의 영적 엘리트주의도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린도적인 영성에 비하여 바울의 영성(pauline spirituality)은 장성한 자의 영성으로서 십자가 중심의 영성, ‘떨림-울림-어울림의 영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떨림의 영성’이란 십자가의 복음과 정신으로 살아가는 십자가 중심의 영성(고전2:1-3)을 말하며 ‘울림의 영성’은 떨림(십자가)의 영성이 삶에 울림(윤리적 모습)으로 나타나는 영성으로서 거룩함과 섬김, 절제와 희생으로 표현된 윤리적인 영성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어울림의 영성’이란 ‘몸’으로 표현되어진 공동체적인 영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덕을 세움과 질서와 화평으로 나타난 영성을 말하는 것입니다.(*“바울의 영성:떨림(십자가) 울림(윤리) 어울림(공동체)”중)
참된 영성, 성숙한 영성은 참된 앎과 지식, 견해로부터 도출되어집니다. 바울은 고전 14장 20절에서 ‘형제들아 지혜에는 아이가 되지 말고 악에는 어린아이가 되라 지혜thinking에 장성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면서 여기서 우리말로 번역된 ‘지혜’란 사고, 견해, 이해를 의미하는 헬라어 단어입니다. 바울이 말하는 지혜는 어린아이와 같은 유치하고 편협되고 부분적인 지식 혹은 세상적인 지식이 아니라 균형잡히고 통전적이며 성숙한 지식을 말하는 것입니다. 결국 바울은 서신을 통해 ‘참된 앎’에 근거하여 교회를 위한 성숙한 영성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참된 기초인 예수 그리스도 즉 십자가의 도를 올바로 닦음으로 시작하여 그 기초위에 건강한 세움인 윤리적이고 공동체적인 사랑의 세움을 이루고자 합니다.
“깨어 믿음에 굳게 서서 남자답게 강건하여라 너희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고전16:13-14)” “나의 사랑이 그리스도 예수의 안에서 너희 무리와 함께 할찌어다(고전16:24)”
이 세움은 성령의 역사와 더불어 신실한 사역자들의 헌신적인 봉사를 통하여 주님의 거룩하신 뜻이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이고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아름다운 영성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