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탈트 치료
게슈탈트치료(Gestalt Therapy)는 독일출생의 유대계 정신과 의사 Fritz Perls에 의해 창안된 심리치료이다. 게슈탈트치료는 카린 호나이의 정신분석치료 이론을 위시하여 골드슈타인의 유기체 이론, 빌헬름 라이히의 신체 이론, 레윈의 장 이론, 베르트하이머 등의 게슈탈트 심리학, 모레노의 싸이코드라마, 라인하르트의 연극과 예술철학, 하이데거와 마르틴 부버, 폴 틸리히 등의 실존철학 그리고 동양사상 그 중에서도 도가(道家)와 선(禪)사상 등의 광범위한 영향을 받으며 탄생한 치료기법이다. 게슈탈트치료는 이렇게 많은 치료기법과 사상의 영향을 받아 생겨났고 아직도 그러한 영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지만, 결코 그것들을 단순히 혼합해서 만든 비빔밥은 아니다. 게슈탈트치료는 외부로부터의 영향들을 독자적인 관점에서 통합함으로써 하나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였다. 또한 게슈탈트치료는 항상 새로운 경험과 이론에 개방되어 있어 끊임없이 그 폭과 깊이를 넓혀가고 있다.
Ⅰ. 기본 가정
게슈탈트치료에서는 인간은 전체적이고 현재 중심적이며, 선택의 자유에 의해 잠재력을 각성할 수 있는 존재로 본다. 또한 자각을 확대시키는 것, 개인의 책임감과 개인의 독특성을 수용하고 자각이 방해되는 방식을 경험하는 등의 개념들을 강조한다. 즉, 개인은 자신의 책임을 수행할 능력이 있고 통합된 인간으로서 충분히 살 수 있다고 가정한다.
Ⅱ. 주요 개념
1. 게슈탈트(Gestalt)
전체, 형상, 형태, 모습 등의 뜻을 지닌 독일어인데, 영어로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어권에서도 이 말을 그냥 사용한다. 게슈탈트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개체는 어떤 완결, 근접성, 유사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하나의 의미있는 전체 혹은 형태 즉, ‘게슈탈트’로 만들어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컨대, 엄마가 그릇에 남은 찌꺼기를 버리고, 세제를 사용해 그릇을 닦고, 다시 물로 헹구는 등의 행동하는 것을 보고 있던 아이가 “엄마! 지금 뭐해요?”라고 묻는 다면, 엄마는 “응, 지금 설거지하는 거야!”라고 대답할 것이다. 여기서 어머니는 아이에게 자신의 행위를 하나씩 따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의미 있는 전체로 설명해주었는데, 여기서 ‘설거지’가 바로 게슈탈트라고 할 수 있다. 게슈탈트치료에서는 게슈탈트라는 치료적인 개념을 확장하여 사용하는데, 여기서 게슈탈트란 ‘개체에 의해 지각된 자신의 행동 동기’를 뜻한다. 즉, 개체가 자신의 유기체 욕구나 감정을 하나의 의미있는 행동동기로 조직화하여 지가한 것을 뜻한다.
2. 전경과 배경
우리가 어떤 대상을 지각할 때 관심 있는 부분은 지각의 중심부분으로 떠올리지만 나머지는 배경으로 물러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예컨대, 그림을 감상할 때 그림은 전면으로 부각되고 액자는 뒤로 물러가며, 다음 순간 액자에 관심을 가지면 액자가 전면으로 떠오르고 그림은 시야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관심의 초점이 되는 부분을 전경(前景)이라 하고, 관심 밖으로 물러나는 부분을 배경(背景)이라고 한다. 게슈탈트치료에서는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여 지각하는 것도 전경과 배경의 관계로 설명한다. 예컨대, 갈증을 느낀다는 것은 그 순간에 갈증이 전경으로 떠오르고 다른 것은 잠시 배경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게슈탈트를 형성한다’는 말은 ‘개체가 어느 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욕구나 감정을 지각하여 전경으로 떠올린다’는 뜻이다.
3. 미해결 과제
개체가 전경으로 떠올렸던 게슈탈트가 해소되고 나면 이는 배경으로 사라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대상을 전경으로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전경과 배경의 교체는 유기체 욕구와 환경적 여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지 못했거나 혹은 게슈탈트를 형성하긴 했으나 이의 해소를 방해받았을 때 그것은 배경으로 사라지지 못한다. 그렇다고 전경으로 떠오르지도 못하므로 그것은 중간층에 남아있게 된다. 왜냐하면 개체는 게슈탈트를 완결지으려는 강한 동기를 지니고 있는데, 아직 완결이 되지 않았으므로 계속 전경으로 떠오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완결되지 않은 혹은 해소되지 않은 게슈탈트를 ‘미해결 게슈탈트’ 혹은 ‘미해결 과제’라고 한다. 이러한 미해결과제는 계속 이의 해결을 요구하며 전경으로 떠오르려고 하면서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런 교체를 방해하기 때문에 개체의 적응에 장애가 된다. 예컨대, 아침에 안내와 싸우고 출근한 남편은 그것이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회사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즉, 회사 일을 선명하게 전경으로 떠올릴 수 없다. 이처럼 미해결 과제가 많을수록 개체는 자신의 유기체 욕구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는데 실패하게 되고 마침내 심리적, 신체적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한국적인 개념으로는 한(恨)과 같은 의미로, 한이 쌓이면 그것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되고 우리는 삶의 현장에 생생하게 깨어 있을 수가 없게 된다. 우리를 얽매어 구속하고 있는 한을 풀어야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로워지고 실존적인 삶을 살 수 있다.
4. 지금-여기
게슈탈트치료에서는 ‘지금-여기’를 강조하고 현재의 순간을 완전히 인식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리하여 내담자가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도록 ‘왜’라는 질문 대신 ‘무엇’이나 ‘어떻게’의 질문을 많이 한다. ‘왜’라는 질문은 자신을 합리화하고 자기기만을 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경험의 즉시성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그렇지만 과거가 무시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처럼 보이면 치료자는 과거를 현재로 가져와 그 때의 감정들을 되살리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나쁜 감정을 재경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5. 신경증의 층
① 가짜의 층(phony layer)
다른 사람에게 상투적이고 진실하지 못한 반응을 하는 층으로서 게임을 하고, 진실한 역할을 회피하는 층이다. 마치 우리가 아닌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우리나 다른 사람이 만든 환상 속에서 살려고 한다. 일단 게임이 가짜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 보다 정직해져서 개인은 게임에서 불쾌함과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② 공포의 층(phobic layer)
거부하려고 했던 자신의 모습과 연관된 정서적 고통을 회피하려 한다. 이 시점에서 자신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저항이 튀어나온다. 만일 우리가 진실로 누구인지, 다른 사람에게 비친 자신의 일면이 어떠한지를 인식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거부할까 두려워 예기불안(catastrophic fears)을 겪게 된다.
③ 곤경의 층(impasse layer)
성숙이 경직되는 층으로서 우리가 더 이상 생존해 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지점이다. 우리 자신을 위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결정한 환경을 조작하려는 층이다. 여기서 우리는 때로 죽음의 감각이나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허무의 감각을 느낀다. 만약 우리가 살아있다고 느끼기를 바란다면 이 곤경의 층을 벗어나야 한다.
④ 내적 파열의 층(implosive layer)
만약 죽음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죽음을 완전히 경험하도록 허용한다면 내적 파열의 층이 실체로서 다가온다. Perls는 진정한 자기가 되기 위해서는 내적 파열의 층을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층과 접하거나 죽음이나 허위의 양식에 접함으로써 방어를 노출하고 진정한 자기와 접하게 된다.
⑤ 외적 파열의 층(explosive layer)
외적 파열의 층과 접하게 되면, 가짜 역할과 가장은 사라지고 우리가 우리 자신이 아닌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잡아두었던 거대한 에너지를 해방시킬 수 있다. 생기 있고 진실해지기 위해서는 이 외적 파열을 성취해야 하는데 이 파열은 고통과 즐거움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Ⅲ. 치료 과정
1. 치료의 목표와 목적
① 치료 목표
게슈탈트치료에서는 치료의 목표를 크게 6가지로 잡고 있다. ① 체험확장 ② 통합 ③ 자립 ④ 책임자각 ⑤ 성장 ⑥ 실존적 삶이다.
② 치료 목적
내담자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모든 다른 신체의 부분을 함께 모아서 자신이 규제하고 있음을 인식함으로써 개인의 통합을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내담자의 개인적 각성(awareness)을 증진시키고, 내담자로 하여금 여기-지금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데 상담의 목적이 있다.
2. 치료 기법
① 현재감정의 자각
게슈탈트치료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체험하는 감정을 자각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생각이나 주장 혹은 질문들의 배후에 있는 감정을 찾아내어 내담자가 이를 자각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어떠한 생각이나 판단이 옳은지 틀린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상황에서 체험되는 감정들을 명확히 자각할 수 있는지 여부가 치료자의 관심이다. 현재 감정의 자각은 앞으로 소개되는 모든 다른 기법에서 항상 공통적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즉 이는 모든 다른 기법들의 기본이 되며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
② 신체자각
게슈탈트치료는 정신작용과 신체작용이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내담자가 현대 상황에서 느끼는 신체감각에 대해 자각하도록 자주 환기시킨다. 이 때 특히 에너지가 집중되는 신체부분에 대한 자각을 중시한다. 이러한 에너지가 대체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감정들과 연관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에너지는 흔히 근육의 긴장으로 나타나거나 심하면 통증으로 체험된다. 내담자는 이와 같은 에너지를 자각함으로서 통합되지 않은 자신의 부분과 접촉하게 되고 그 결과 이러한 에너지를 자신의 유기체로 동화하게 된다.
③ 환경자각
내담자의 감정자각을 명확히 하기 위해 주위환경에서 체험하는 것을 자각하도록 시킨다. 가령 자연의 경치, 주위 사물의 모습, 맛, 냄새, 소리, 촉감, 상대편의 동작과 모습 등 지각되는 모든 내용들에 대한 자각을 함으로서 자신과 환경에 대한 분명한 변별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와 감정에 대한 자각이 더 명확해진다. 즉, 자신의 감정에 대한 형태를 더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 그 결과 환경과의 생생한 접촉과 만남이 가능해진다. 심리장애 상태는 환경과 접촉이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그 겨로가 환경과 자신의 감정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유기체는 혼동된 상태에 있고 따라서 유기체 욕구의 원활한 해소가 되지 않는다.
④ 언어자각
내담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수정시켜 자신의 감정들을 도로 찾아 자각, 통합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인데 가령 ‘우리’. ‘당신’, ‘그것’ 등등 대명사를 사용하는 대신 ‘나는’이란 말을 쓰도록 요구하며 “…하여야 할 것이다”,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등 객관적인 사실을 설명하는 말투를 “…하고 싶다”, “…하겠다”, “…하기 싫다” 등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언어로 바꾸어 쓰도록 시킨다. 이렇게 내담자가 쓰는 말을 고쳐주어 자신의 감정을 되찾고 그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질 때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⑤ 빈 의자 기법
이는 싸이코 드라마기법에서 따온 기법으로 내담자가 바로 체험하지 못하는 감정을 자각하는데 도움을 준다. 내담자가 감정적 관계를 갖고 있는 대상이 빈 의자에 앉아있다고 상상하게 하고 내담자로 하여금 그 인물과 대화를 나누도록 시키고 그 상황에서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역할을 바꾸어가며 대화를 시켜 상대편의 감정에 대한 자각과 이해도 함께 생기는 장점이 있다. 이 기법은 외부로 투사된 자신의 감정을 도로 찾아 자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⑥ 과장하기
내담자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체험하되 아직 그 정도와 깊이가 미약하여 그 감정을 명확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 감정자각을 돕기 위해 치료자는 내담자의 어떤 행동이나 언어를 과장하여 표현하도록 시킨다. 가령 어떤 신체동작이 내담자가 그 상황에서 갖고 있는 감정과 관련 있다고 판단되면 치료자는 내담자의 그 신체동작을 과장해서 표현하도록 시킨다. 그리고 나서 체험되는 감정을 물어 내담자가 자신의 그 상황에서의 감정을 명확히 자각하도록 도와준다. 이 기법은 우리 신체언어를 이해하게 해주며 이를 의식화해준다. 즉 우리의 무의식적인 신체동작을 되풀이시키거나 과장해서 시킴으로서 그러한 동작의미를 자각하게 해준다. 때로는 이러한 동작을 춤으로 표현하게 해서 좀 더 상징적인 의미를 잘 알 수 있다. 내담자의 언어행동에 대해서도 같은 기법을 적용시킬 수 있다. 가령 내담자가 무심코 한 말을 되풀이해서 말하게 하거나 큰 소리로 말하게 하여 그러한 말속에 담긴 의미를 자각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연습으로서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자세가 된다.
⑦ 자아부분들의 대화
내담자의 성격이 내사된 부분들로 나누어져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을 때 내담자 자아의 여러 부분들로 하여금 서로 대화하도록 시켜서 내담자가 자신이 내면에 있는 서로 다른 부분들과 통합되지 않은 감정들을 자각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때 내사된 내용들은 성장과정에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사회적, 도덕적 요구들인 바, 자신의 다른 부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내사된 부분들에 대한 자각과 더불어 자신의 존재와의 변별이 가능하고 이제 행동에 있어 내면화된 규범과 사회적 요구에 대한 기계적이고 무조건적인 종속 대신에 현실과 자신의 욕구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⑧ 상전과 하인
우리의 무의식적 행동을 지배하는 두 가지 부분의 대화가 있는데 Perls는 이를 각각 상전(top dog)과 하인(under dog)이라고 명명했다. 상전은 프로이드의 초자아개념에 해당하는 권위적이고 명령적이며 도덕적이다. 하인은 아무 힘도 없지만 상전과의 싸움에서 만만치 않은 전략을 구사한다. 그는 변명과 사과를 잘하는가 하면 억지부리기, 보채기, 회피하기, 아양떨기 등을 무기로 상전을 괴롭히고 곧잘 상전을 궁지로 몬다. 하인이 추구하는 목표도 상전과의 싸움을 통하여 환경을 통제하려는데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상전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부모와 아이가 서로 다른 수단으로 서로를 통제하려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우리의 성격은 이렇게 상전과 하인으로 양분되어 싸워 환경을 통제하려고 여기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낭비한다. 이러한 상태를 Perls는 자기고문게임(self-torture-game)이라고 불렀다. 상전은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달성할 수 없는 이상을 요구한다. 상전이 사랑하는 것은 삶이 아니다. 그가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이상이다. 하인이 자산의 이상을 달성하지 못하면 나무라지만 그 이상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자신도 모른다. 이상의 본질은 그것이 달성 불가능하며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통제의 좋은 수단일 뿐이다. 즉 상전은 이를 이용하여 하인을 징계하고 처벌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이상을 가짐으로서 신경증적인 자기 고문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게임은 “자기향상(self-improvement)”이라는 가면을 쓰지만 자기학대의 끊임없는 게임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전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마침내 신경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하인의 전략이다. 행동은 이와 같은 상전과 하인의 싸움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들의 싸움을 의식적으로 중재할 수 없다. 게슈탈트치료는 내담자에게 이러한 상전과 하인의 내면적 대화를 의식화시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⑨ 과거와 미래의 대화
과거의 사건이나 미래에 예기되는 위협적인 사건을 마치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경험인 것 처럼 상상하면서 이때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한다. 과거 경험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상황에서 게슈탈트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과거상황에서 유기체욕구를 원활히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게슈탈트가 억압되어서 그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 완성시키지 못한 게슈탈트를 현재 상황에서 직면하여 자각함으로서 게슈탈트를 마무리지을 수 있다. 한편 미래에 예기되는 사건에 대한 불안은 내담자가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혹은 유지해야 하는 어떤 기대목표 상태와 예기되는 실제상태 사이의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미래에 예기되는 사건을 현재상황에 일어나는 것으로 상상하며 이때 이 자리에서 체험함으로서 이러한 허구적인 차이는 소멸된다.
⑩ 안전기술
내담자가 과거에 정서적으로 충격을 받은 경험을 떠올리면서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면서 표현한다. 그리고 나서 내담자는 다시 현재 장(場)으로 돌아와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고 이를 표현한다. 이때 현재 체험되는 감정과 조금 전의 감정의 질적 차이를 느껴본다. 잠시 후 다시 과거의 충격적 경험으로 돌아가서 이때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고 표현한다. 그러나 다시 현재의 장으로 돌아와서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고 표현하며 조금 전 상태와 비교해 본다. 이런 작업을 되풀이하여 과거경험을 현재에 통합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치료자는 내담자의 현재자각을 돕기 위해 내담자로 하여금 치료자 혹은 다른 집단 성원들과 시각적 혹은 신체적 접촉을 하도록 배려해준다.
⑪ 꿈 작업
게슈탈트치료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법가운데 하나가 꿈작업이다. 개체가 자신의 에너지와 감정을 외부로 투사한 것이 꿈에서 가장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즉 꿈속에서 우리의 투사된 자아의 부분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을 다시 통합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꿈 작업을 통해 우리가 버리고 격리시킨 자신들의 부분들을 다시 직면하고 동화시키고 통합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투사된 자아의 부분들을 다시 통합하기 위해서는 투사된 사람, 사물 등과 동일시하는 연습을 통해서 이들과 접촉해야 한다. 이때 타인의 행동이나 사물들의 모습, 상태 등과 동일시하여 그 입장으로 투영하는 연습을 하는데 이를 변형(transform)이라 한다. 변형을 통해서 타인이나 사물들에 투사된 우리의 에너지를 도로 찾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것은 이러한 타인이나 사물에 투사된 우리의 에너지와 동일시함으로서 그 에너지와 접촉이 이루어지고, 접촉을 통해서 유기체의 조정능력이 발동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은 꿈을 분석하고 쪼개며, 연상법을 사용하여 꿈의 무의식적 의미를 해석하지만 퍼얼스는 이러한 작업은 지적인 게임에 불과하며 이러한 작업이 유기체의 현실과 만나는 것을 방해함으로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꿈을 연상하거나 분석하고 해석하지말고 꿈과 직접 만나고 접촉할 것을 권한다. 즉 꿈이 마치 현재에 일어나는 것처럼 상상하면서 직면하고, 또 꿈에 대해서(about) 예기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꿈이 되어보아야(become)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행동을 통해서 꿈의 부분들이 되어 봄으로서 투사한 자신의 부분들을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편 오래된 과거의 꿈이든 최근에 꾼 꿈이든 모두 현재에 의미가 있는 내용들이다. 현재적 의미가 없는 내용은 꿈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기억되는 오래된 꿈일수록 그리고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꿈일수록 현재적 의미가 더 많은 중요한 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꿈작업은 이러한 의미 있는 꿈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
⑫ 책임지기
내담자가 하는 모든 말 끝에다가 “…그리고 그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말을 덧붙이게 시켜서 내담자가 갖는 모든 지각과 감정, 사고, 환상, 신체적 동작들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돕는 게임이다. 예를 들면 “나는 내 다리가 움직이는 것을 지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내 책임이다.”, “내 목소리가 매우 작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책임은 내가 진다.”, “나는 이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책임은 내가 진다.” 등과 같이 말하게 시킨다. 이 게임의 의미는 내담자가 자신의 모든 행동에 책임을 자각하도록 돕는 것인데, 신경증이나 정신증의 주요기제가 회피이므로 이를 차단시키는 한편, 내담자로 하여금 이때 이 자리에 깨어있어 자신의 모든 의식적 무의식적 사고와 감정 그리고 신체동작에까지 주체적으로 작용하는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책임을 집으로서 회피를 못하게 하고 직면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투사와 무의식적 동기를 자신의 것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다. 이 게임은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지나 대부분의 내담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심장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⑬ 머물러 있기
심리적 장애를 가진 내담자들은 종종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때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현재감정을 직면하고 거기에 머물러 있도록 시킨다. 이 기법은 내담자가 자신의 미해결된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소화시키도록 돕는 기법이다. 가령 공허감이나 좌절감, 불안감, 실망감, 혼동감 등이 나타날 때 “지금 그 상태에 한번 계속 머물러 보세요!”라고 말한다. 이러한 순간은 내담자에게 항상 극적이고 긴장된 순간이다. 내담자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는데 익숙해 있는데, 이러한 연습은 처음에 상당한 불안을 가져다 준다. 한편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이때 이 자리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에 머물러있도록 요구하는 동시에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내용과 상태에 대해 묘사하도록 시킨다. 즉 현재 느끼는 신체감각, 지각, 환상, 기대 등을 말하게 하며 동시에 자신이 어떻게 거기에 신체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관여하는지 자각하고 말로 표현하게 만든다. 이 기법을 통하여 해결되지 않은 감정과 욕구들을 통합하게 된다.
⑭ 과제
치료상황에서 새롭게 체험하고 발견한 사실들을 실제 생활에서 적용시켜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치료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데, 과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즉, 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치료시간에 학습한 것을 밖에서 실험해보도록 여러 가지 과제를 내줄 수 있다.
⑮ 거꾸로 하기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표면적인 일상행동과 반대되는 행동을 시켜서 자신의 무의식적인 개발되지 않은 성격의 측면들과 접촉을 하게 한다. 예를 들어 소심하고 위축된 사람의 경우 일부러 과장되고 전시적인 행동을 해보라고 시킨다. 혹은 타인의 비판에 과민한 사람에게 타인의 비판을 주의깊게 듣게 하고, 매우 협조적이고 고분고분한 사람에게는 반대로 매우 심술궂고 비협조적인 행동을 연기해보라고 시킨다. 또 매우 냉정하고 쌀쌀한 사람에게는 매우 유혹적이고 따뜻한 행동을 연기시켜서 자신이 회피하고 있는 자신의 다른 면과 만나게 해준다.
3. 치료 단계
게슈탈트치료에서는 체계적인 방법과 기술의 제시가 없다. 신경증이 성장, 정체의 증상이기 때문에 게슈탈트의 치료과정은 성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그 목적은 자기를 발견하는 것이며, 자기반성을 통해서가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얻어진다.
① 현재의 느낌, 대립되는 힘의 감지, 주의 집중, 그리고 구별과 통합을 지 각해서 환경과 접촉하기.
② 신체감각을 기억하고 강하게 하며 연속적인 정서를 경험하며, 자신의 언 어를 듣고 알아차림을 통합해서 자기의 지각을 발달시키기.
③ 융합 접촉으로 전환시키고 불안을 자극으로 바꿔서 지각하기.
Ⅳ. 치료자의 역할
게슈탈트치료에서 치료자는 내담자의 감정과 현재에 대한 인식, 신체 언어, 에너지, 회피, 인식의 차단 등에 초점을 맞춘다. 치료자는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사용하여 내담자와의 조화를 이루어 솔직한 자세로 상호 작용하여 내담자와 함께 자신도 변화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외부 지지에서 내부 지지로 변화하도록 도와야 한다.
Ⅴ. 평가
1. 공헌점
첫째, 내담자에게 자신의 갈등을 실제로 경험하게끔 했다.
둘째, 내담자의 과거 요소들을 현재의 관점을 이용해 다루었다.
셋째, 내담자의 언어적-비언어적 단서들에 주의를 기울였다.
넷째, 내담자가 자기 문화에 대한 독특한 지각과 해석 방식에 맞출 수 있었다.
다섯째, 내담자나 상담자가 문화간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연구한다.
여섯째, 개인 내적의 양가적인 면을 통합하도록 하는데 유용하다.
2. 한계점
첫째, Perls의 치료가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 분명치 않다. Perls의 평판, 그의 확신, 그의 기법들, 피험자의 기대와 태도들이 엄청난 Placebo효과를 만들었다.
둘째, 감정을 인식하고 표출하는 것을 강조하여 인지적 요소를 너무 경시했다.
셋째, 다른 이론의 치료자들과 달리 Perls는 게슈탈트 치료의 성공에 대해 명료한 주장을 하지 않았다.
익산시 청소년상담센타 (펌)
[출처] 게슈탈트 상담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