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와 평강(Grace and Peace)
- 유래와 의미
은혜란 말은 헬라인들의 전형적인 인사말인 ‘카이레인’을 반영한 말이다. 이 말은 ‘기쁨이나 이익을 가져다 줌’, 또는 ‘호의를 베품’이란 뜻으로 다분히 세속적인 기쁨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바울은 그와 같은 세속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구원, 궁휼, 자비 등의 궁극적인 은혜를 기원하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한편 평강이란 인사말은 히브리인들의 전형적인 인사말인 ‘샬롬’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말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정립으로부터 오는 육적, 정신적 평안을 의미한다. 따라서 ‘은혜’가 죄 가운데 멸망할 자들을 구원하셔서 성도가 되게 하신 무궁한 사랑의 내용을 반영했다면, ‘평강’은 그러한 하나님의 사랑이 성도들에게 나타난 결과로서의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의 기쁨을 말한다.
- 의의
먼저 초대교회 성도의 인사말에 헬라식의 은혜와 유대식의 평강이 함께 포함된 것은 하나님은 성도에게 이 모든 것을 다 주시는 분임을 보여준다. 또한 역으로 보면 성도는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이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음을 반영한다.
한편 이는 예수 그리스도안에서는 헬라인이나 유대인의 구별이 있을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국 이는 진정 성도된 인생에게 궁극적으로 요청되는 것은 끊임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그분과의 올바른 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는 평강임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