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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만나고 싶은 목회자(1)

 

 

이 시대에 만나고 싶은 목회자

  1. 시작하는 말

시대의 흐름이 험준하면 할수록 등불을 들고 사람을 찾는 발길은 끊이지를 아니합니다.

특별히 혼탁한 사회가 다가올 때 교회가 거룩한 피안처이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 피안처에서 반겨 주는 목회자는 오염된 무리와는 다른 분이기를 바랍니다. 이 기대가 무너지는 날 그분이 운반해 주는 진리도 상처를 입게 됩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찬사가 이제는 이 나라 이 민족의 삶의 한복판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한 세기 전에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올 때는 교회마다 우리의 미풍양속을 고집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제는 그 소리마저 들리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아름다웠던 문화도 보이지 않고 인륜이 무너지는 현장의 소리만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옵니다.

마치 엘리뇨 현상이 지구의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이 땅의 삶의 기준이나 양태도 사정없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누구를 붙들고 내 자신의 헝클어진 몸가짐이나 경건성의 문제를 말해야 할지 그 대상이 보이지 않는 몹시 어두운 밤입니다. 나의 등불이 어두워서 찾지 못함인지, 아니면 대상이 없어서 만나지 못함인지 혼돈에 빠집니다.

  1. 경건한 목사님보다는 “좋디 좋은” 사람을 찾습니다

어느 시인이 다음의 “어떤 戀歌”에서 노래한 주인이 바로 우리들이 찾고 싶은 분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어데서나 만나 봐도

전혀 낯설지 않은 그런 사람입니다

만나면 반갑고 헤어져도 전혀 부담이 없는

그저 좋디 좋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스스럼없이 만날 때도

서로가 궁금한 것이 전혀 없고

또한 헤어지면서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지 않아도 될 그런 좋디 좋은 사람입니다

– 중략 –

당신이 싫어 내가 문전박대할 때도

말없이 돌아서서 갈 줄 아는 사람,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사람,

상한 갈대도 함부로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훅 하고 불어버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사나운 바람을 잠재우고

저 거친 파도를 잔잔케 하는 사람,

별과 달과 태양의 눈을 감게 하는 사랑입니다.

 

당신은 가난한 詩人인 내 집에

빈손으로 들어와도 괜찮고

가져갈 것이 없어 빈손으로 떠나가도

조금도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내 영혼이 깊은 잠에 빠져

두꺼운 우수의 커튼을 내리우는 그런 밤에도

창밖에 홀로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그저 좋디 좋은 사람입니다.

당신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쳐다볼 필요가 없고

또 저 낮은 곳에 있어 내려다볼 필요가 없는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 되어 만났다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은 편하디 편한 사람입니다.

……

당신의 목소리는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다정다감한 말씀입니다.

당신은 정말 내 영원한 이웃입니다.

– 程麗成,「어떤 戀歌 I」-

 

  1. 유창한 목회자보다 행동하는 목회자를 찾습니다

우리는 한때 강단의 목회자들을 우러러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말씀이 생활 속에서 실천되기에 그렇게 크고 자신 있게 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 목회자를 거룩한 성인으로 존경하였습니다. 그분과 시선이 부딪치는 것마저 두려워했습니다. 그분이 주신 말씀대로 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기 때문이었고, 그분이 나의 부끄러운 사연을 모두 아시는 분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이러한 저희들의 이해에는 거대한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명예를 탐내는 자리에, 물질을 손에 쥐는 자리에, 인생을 즐기는 장소에서 목사님들을 너무 자주, 그리고 너무 많이 뵙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마다 17세기의 영국의 퓨리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리차드 박스터(Richard Boxter)가 남긴 다음의 말을 늘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거룩하고 훌륭한 모습을 지닌다면 양떼들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찬양과 교리가 양떼들에게 홀륭하고 달콤하게 나타나면 양떼들은 여러분이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나의 심령이 싸늘해지면 나의 설교도 싸늘해지며, 나의 심령이 혼돈되면 설교도 혼돈됩니다.……내 설교가 냉냉해질 때 내 양떼들이 냉냉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오 형제들이여! 그러므로 먼저 여러분 자신의 마음을 돌보시기 바랍니다. 정욕과 정열과 세상적인 경향으로부터 떠나십시오, 신앙과 사랑의 생활을 유지하십시오.……하나님과 함께 계십시오.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고 부패를 극복하며 하나님과 함께 살기 위해 자신을 매일 보살피지 않는다면……모든 사람들은 잘못 인도되며 여러분의 양떼들은 굶어 죽게 될 것입니다.……무엇보다도 남이 알지 못하는 기도와 묵상을 많이 하십시오. 거기에서 여러분의 제물을 태울 수 있는 하늘의 불을 얻게 될 것입니다.”

  1. 한국의 예의범절을 지켜 주시는 목회자를 찾습니다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서 동방의 한반도에 사는 우리 민족을 일컬어 “예의가 바른 민족”이라고 일컬었습니다. 이 땅에서 복음을 전하였던 선교사 Gale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속국으로 전락해 갈 때 서술한 그의 글에서도 우리 민족을 이렇게 서술했습니다.

“한국 그것은 이제 사라졌는가! 먼 옛날 중국인마저도 ‘어르신네(Superior man)의 고장’이라 불렀던 나라, 선비와 책과 붓의 나라, 아름다운 가문의 나라, 시와 수화의 나라, 효자 열부의 나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종교적 환상의 나라, 이제 그 나라는 사라졌는가?”

이러한 아름다운 문화권에 태어난 우리의 민족이기에 우리들은 우리의 아름다운 예의범절을 고수하고 싶어 합니다. 혹자는 한국적 예절에 대하여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이미 한국인의 심성에 뿌리를 내린 예절 문화는 한국인의 고유한 생활의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목회자와 인격의 기본 틀은 우리의 문화권과 언제나 상관관계를 깊이 맺고 있습니다.

다음의 몇 가지 항목은 목회자가 가시적으로 우선 갖추어야 할 부분들을 열거한 것입니다. 목회자로서 가장 기초적인 인간 모습을 상실해서는 안 되는 시급한 마음에서 몇 가지 사항들을 추려 봅니다. 이 항목들이 우리의 목사님에게 체질화되어 선포된 메시지에 손상이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1) 목회자는 장유유서의 문화를 교회 안팎에서 지키도록 합니다.

특별히 승하차, 문의 출입, 앉은 장소, 음식상 앞에서 연장자를 우대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2) 목회자는 Lady First의 현대 문화를 철저히 수용해야 합니다.

한국의 여성들은 교회를 통해서 인간 대우를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한국 여성들에게 가장 고마운 곳입니다. 지금도 남존여비의 언어와 행동이 목사님들부터 보여질 때 여성들은 참으로 측은한 눈길을 감추지 못합니다.

언어 사용, 승하차, 문의 출입, 무거운 짐의 운반 등에서 여성에게 우선적인 태도를 취해 주세요. 그리고 봉사의 현장에서 남자로서 앉아서 받기만 하는 자세가 아니라 함께 수고하는 신사로서의 습관을 키워야 합니다. 남자 우월주의에 빠져 여성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지극히 비문화인의 자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3) 목회자는 시간 엄수를 자신의 인격 표현으로 삼아야 합니다.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사회적인 계약의 이행입니다. 그러므로 시간개념에 대한 정확성은 현대 사회에 인격의 기준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교회의 지도자로서 시간 엄수는 기초 상식이며 필수적인 것입니다.

4) 성도들의 사생활에 관여나 전이의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목회자는 목회의 장에서 발생된 성도들과의 상담 또는 심방에서 얻어진 어떤 사연도 정중히 경청해야 하나, 그 사연들을 아무에게도 옮길 수 없는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5) 언어의 사용을 대폭 축소하고 선별하며 적절한 음정을 사용하여 대화에 임해야 합니다.

한국의 목회자는 말을 많이 계속해야 하는 힘겨운 위치에 있습니다. 반복된 언어와 고정된 단어를 계속 들어야 하는 상대는 때로는 식상해 하고 거부감을 느낍니다. 고로 적은 말수와 선 별된 언어의 생활은 필수적입니다. 특히 자신의 주변 이야기에 적절성을 기하는 목회자여야 합니다.

6) 받는 섬김보다는 주는 섬김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의 목회자는 성도들의 사랑을 너무 쉽게 많이 받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가급적이면 지나친 정도의 것은 과감히 사양하거나 받아서 이웃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본인에게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청빈의 의미를 알려 주도록 합니다. 그리고 감사의 표현을 위하여 전화 또는 서신을 활용하는 습관을 키워야 합니다.

7) 목회자는 언제나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인상은 온화하고 평화를 안겨 주도록 해야 합니다.

살벌한 현대의 세파에 시달린 성도들은 목회자의 자세와 인상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그들에게 긍정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평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함은 현대 교인들의 일차적인 요구입니다.

8) 목회자는 다음의 기본적인 생활의 상식을 필수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① 연장자 또는 윗사람에게는 자신의 이름 아래 ‘목사’ 또는 ‘전도사’라는 칭호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② 전화 통화시 상대의 신분을 알게 된 즉시 바로 문안의 인사를 먼저 하고 대화를 합니다.

③ 윗사람을 모처럼 만났을 때 “제가 누군지 기억하시겠어요?” 등의 질문을 하여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자신을 겸손히 소개하여 자신을 알아보도록 합니다.

④ 음식을 먹거나 차를 마실 때 입으로부터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에 음식을 넣은 채 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⑤ 잘못을 저질렀으면 겸허히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넉넉한 마음과 자세를 갖춥니다.

***** 목사는 적은 것이라도 받았을 때 감사의 언어와 전화 또는 편지를 지체없이 보내야 합니다. 목사들이 제일 많이 받으면서 감사의 표현은 가장 인색하다는 말을 합니다. 이것은 목사의 인격의 척도입니다.(정장복교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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