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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감리교회(UMC)에는 왜 그렇게 회의가 많습니까?”

“연합감리교회에는 왜 그렇게 회의가 많습니까?”

연합감리교회는 회의가 많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회의(meeting) 때문에 회의(skepticism)에 빠진다”고 농담하기도 합니다. 지난 몇 주간의 주보를 잠시 훑어보시면 아시듯, 회의가 없는 주간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회의가 많은 이유는 연합감리교회가 민주적인 행정 제도를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와 장로로 구성되는 ‘당회’에서 대부분의 일들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장로교회나 목회자의 결정권이 막강한 다른 교파에 비해, 연합감리교회는 여러 소위원회를 두어, 일의 성격에 따라서 의사 결정을 분담하게 되어 있습니다.

연합감리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상위 기구는 ‘구역회’(charge conference)입니다. 목회자 전원과 평신도 임원들로 구성되는 이 회의는 감리사가 주재하며, 년 1회 이상 열어야 합니다. 이 회의에서 목회자들과 교회 임원들은 지난 1년 동안의 목회 활동과 교회 살림에 대해 감리사에게 보고하고, 새 해의 계획과 조직과 예산에 대해 감리사의 승인을 받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 교인 전체가 모여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교인 총회’(church conference)라고 부릅니다. 이 경우에도, 원칙적으로는 감리사가 회의를 주재하게 되어 있지만, 담임목사가 감리사로부터 위임을 받아 대신 주재할 수도 있습니다.

교인 전체가 모여서 뭔가를 의논하고 결정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교인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연합감리교회는 매 년 교회 일을 위해 섬길 사람들을 택하여 ‘임원회’를 둡니다. 교회 사정에 따라 모이는 회수를 결정할 수 있지만, 최소한 3개월에 한 번 모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임원회에서는 지난 시간 동안의 목회 활동에 대해 점검하고, 앞으로의 목회를 계획하고 의논합니다. 말하자면, 전체 교인을 대신해 위임받은 임원들이 의논하고 결정하는 회의입니다.

한 교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의논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모두 임원회로 모여서 의논하고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의 소위원회를 둡니다. 목회자와 관계된 문제들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목회위원회’, 교회의 건물 관리 문제를 논의하는 ‘재단이사회’, 교회 재정 문제를 다루는 ‘재정위원회’, 각종 위원회의 위원들을 선출하여 세우는 ‘공천위원회’가 그것입니다. 그 외에도, 교회의 필요에 따라 별도의 소위원회들을 두기도 합니다. 평신도 사역개발원, 장학위원회, 교회음악위원회, 시설연구위원회, 영구기금관리위원회, 건축위원회 등이 그 예입니다.

따라서 연합감리교회는 담임 목사 혼자서 혹은 장로 몇 사람이 무엇을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교인들이 일을 분담하여 의논하고 결정합니다. 회의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회의가 많으면 일의 진행이 더딘 것은 사실입니다만, 많은 분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그만큼 안전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인간 세상에 완전한 제도는 있을 수 없지만, 연합감리교회의 제도는 단점보다 이점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민교회 길목에서 – 김영봉 목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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