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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와 바하의 도시 아이제나흐(Eisenach)

루터와 바하의 도시 아이제나흐(Eisenach)

조명환의 문화기행-구 동독의 도시들(2)

아이제나흐 한적한 시가지

아이제나흐는 인구 4만 2천여 명의 조그만 중소도시로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북동쪽으로 93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프랑트푸르트와 라이프치히 중간에 있다. 통일되기 전에는 동독에 속해 있었다.

이 작은 도시엔 통독 이후인 199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르트부르크 성이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도시. 또 유명한 ‘음악의 아버지’ 혹은 ‘모든 음악은 바하로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진 요한 세바스찬 바하가 탄생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마틴 루터가 바르트부르크에 머문 기간은 1521년 5월 4일부터 1522년 3월 1일까지로 알려지고 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다. 그러나 바르트부르크에서 희랍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종교개혁사에 큰 획을 긋게 되었다. 이 때문에 바르트부르크는 세계적인 의미가 부여되었고 유네스코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것이다. 1522년 겨울 그는 이 성의 작고 소박한 방에서 신약성경을 번역해 냈다. 이 복음서 번역을 통해 그는 독일어 체계를 통일하는데도 기여하게 되었다.

루터가 바르트부르크 성에 위장 납치를 통해 숨어든 이유는 보름스 의회에서 파문을 당하면서 생명이 위험해 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교황청의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습격사건으로 가장하여 바르트부르크에 잠입한 루터는 ‘융커 요크’란 젊은 귀족으로 변신하여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했다. 수염이나 머리도 기사처럼 기르고 귀족복장을 하고 살았다.

바르트부르크에 머물던 루터는 신분을 감춘 유배생활이 적적했던지 여기서 쓴 편지에는 밧모섬에 유배되어 복음서를 쓴 사도 요한에 빗대어 ‘밧모스로부터’라고 쓰기도 하고, ‘외딴 집에서’와 같은 말로 편지를 맺기도 했다고 한다.

루터는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피신하기 오래 전 이미 여러 차례 아이제나흐에서 체류했었다. 1498년부터 1501년까지 루터는 게오르그 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루터는 친척인 우줄라 코타의 집에서 지냈다고 한다. 이 집이 바로 이 도시에 있는 오늘날의 루터하우스다.

1521년 보름스 제국의회로 가던 중 루터는 이곳 아이제나흐에 있는 성 게오르겐 교회(St. George””s Church)에서 설교를 했고, 돌아오는 길에도 이곳에 들러 설교를 했다. 이 게오르겐 교회에서 바하는 생후 이틀만인 1685년 3월 28일 세례를 받았고 루터 역시 이 도시에 머물며 공부할 때 이 교회의 성가대원(Choir Boy)으로 봉사하기도 했다.

‘음악의 아버지’ 바하의 생가는 지금 박물관으로 변해

요한 세바스찬 바하는 이 도시에서 1685년 3월 21일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거리의 악사요 사촌형 요한 크리스토프는 바하가 세례를 받은 성 게오르겐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였다.

9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마저 그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나자 그는 아이제나흐를 떠나 큰 형이 살고 있던 오르드루프에 가서 살았다. 큰형은 유능한 음악가여서 연주와 작곡에 관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지만 악보는 보여주지 않아서 매일 밤 형 몰래 악보를 훔쳐서 달빛 아래에서 베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1723년 바하는 라이프치히의 성토마스 교회의 칸토르에 취임하여 죽을 때까지 27년간을 교회음악가로 보냈다. 그는 기악과 성악의 개인지도와 합창단의 훈련, 그리고 이 도시의 교회음악을 작곡하는 일이었다.

성 토마스 교회와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는 일요일마다 칸타타가 연주되었고, 성금요일에는 수난곡이 불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의 하나님은 견고한 성이로다’ 등을 포함한 140곡 이상의 교회칸타타, ‘마태 수난곡’을 포함한 여러 곡의 수난곡,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 많은 교회 음악이 그에 의해 작곡되었다.

바하 협회에서는 1906년에 이곳 아이제나흐에 있는 바하의 생가를 사들여 1907년 5월 27일에 뮤지엄으로 오픈하였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전쟁 후 폭격에 파괴된 것을 복원하여 1947년 3월에 다시 오픈하였고 1973년에 내부시설을 다시 디자인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바하는 자신이 평생 일했던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교회당에 묻혀 있다.

오른쪽이 루터가 청소년기에 머물렀던 집이다. 루터하우스로 불리고 있다

바하의 생가

바하의 동상

루터가 독일어 성경을 번역한 바르트부르크 성

루터가 소년 성가대원으로 봉사했던 성 게으르겐 성당

바르트부르크 성에 있는 루터의 방. 이 책상에서 번역 작업을 했다
(Source: Christian 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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