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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트부르크 성, 보름스(Worms)

바르트부르크 성

보름스(Worms)

보름스는 ‘리벨룽겐의 신화’를 간직하고 있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라인 강변의 도시로서, 신성로마제국 황제 칼5세 (1500-1558)는 1521년 1월 27일 이곳, 보름스에서 제국회의를 열었다 3월 6일 황제는 루터에게, 신변안전을 보장하며, 이 회의에 나와 심문을 받으라는 명령서를 보냈다

가톨릭 사제이자 비텐베르크대 성서학 교수였던 루터가 독일 황제의 소환을 받고 보름스에 도착해 제국회의장에 선 것은 1521년 4월 17일이었다. 교황의 면죄부 판매에 항의하는 ‘95개조의 반박문’을 성교회에 붙인 비텐베르크에서 보름스까지 700여㎞. 한 달은 걸어야 할 거리다.

왜 그는 험난한 길을 자처했을까. 그리스도인은 돈을 주고 산 면죄부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의(義)를 믿음으로써 구원받는다는 것을 ‘성서를 통해’ 깨달은 루터는 면죄부를 판 교권에 맞서 ‘성서의 진리’를 전하려 했다. 그곳에 갔다가 체코의 얀 후스(1372~1415)처럼 화형당할지도 모른다며 극구 말리는 동료들을 향해 그는 이렇게 말하고 길을 나섰다.

“얀 후스는 불태웠을지 몰라도 진리는 불태우지 못했소. 지붕의 기와 만큼이나 많은 악마들이 있더라도 나는 보름스에 가겠소.”

루터가 작곡한 찬송가 ‘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3절 가사, “이 땅에 마귀 들끓어 우리를 삼키려하나 겁내지 말고 섰거라. 진리로 이기리로다” 이 가사는 보름스를 향하는 자신의 비장함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내 ‘3대 바로크 양식 건물’이라는 보름스대성당은 ‘죄 많은 인간’을 초라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위용과 권위를 갖췄다. 500년 전 보름스 인구는 6천명이었지만, ‘루터의 재판정’엔 무려 1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1521년 4월 26일 루터는 보름스를 떠났다. 제국의회 마지막 날인 5월 25일, 황제 칼5세는 루터를 파문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보름스 칙령을 발표하였다. “루터는 이단자이므로, 아무도 그를 자기 집에 들이거나, 음식물을 주지 말고, 이야기도 나누지 말며, 그 어떤 도움도 베풀지 말라. 만일 루터를 보거든 잡아서 재판정에 넘겨야 한다. 그리고 루터를 따르는 자는 벌을 받음을 물론, 누구든지 루터의 말을 전하거나 그의 저작을 가지고 있거나, 팔거나, 베껴 쓰거나 인쇄하는 자도 벌을 받을 것이다.”

이로 인해 루터는, 생명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위기에 처하지만, 오히려 독일 안에서는 루터를 지지하거나 동정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져 갔다.

보름스를 떠나 비텐베르크로 돌아가던 루터는 납치당하여 행방불명된다. 그러나, 이 납치는 위장된 것으로서 루터의 신변을 안전하게 지키려고 당시 작센의 영주, 프리드리히 선제후가 꾸민 것이었다. 루터는 아이젠나흐의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들어가, 융커 외륵(Junker Jörg)이란 가명으로, 수염을 기르는 등 변장하고 지내게 된다.

제국 회의가 열린 주교의 뜰은 현재 보존되어 있지 않다. 다만 그 자리에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루터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바라트부르크 성(Wartburg)

루터는 신변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점 지역을 벗어나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도피했다. 그곳에서 마르틴 루터는 독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기록되는 ‘성경 번역’에 착수한다. 그의 독일어판 성경은 1522년 9월에 출판되었다. 그래서 ‘9월 성경’이라고 부른다. 이 번역 작업은 소수의 귀족과 성직자들만이 읽을 수 있었던 라틴어 성서 지배 구조에 시달린 독일 민중에게 ‘독일어 성경’이라는 그야말로 ‘복음’을 내린 일이 되었다. 또한 동시에 그의 번역 작업은 근대 독일어의 표준이 되기도 했다. 독일어 문법과 어휘와 발음의 체계가 그의 독일어판 성경으로 일차적인 정리를 본 것이다. 루터의 ‘어문 정리’는 근대 독일의 문학, 음악, 건축 등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바르트부르크 성은 1999년 유네스코(UNESCO) 지정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루터가 저술에 몰두한 공간은 소박한 나무 책상과 의자가 전부인 한 평 남짓의 작고 낡은 방이다. 이곳은 현재 루터방(Lutherstube)이란 이름으로 여행자들에게 공개 되고 있다.

[조명환 기자]

오늘날의 보름스 성당

바르트부르크 성의 루터의 방[위키피디아]

루터 공원 전경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Posted by Christian 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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