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교회에는 예배와 기도회가 있다. 또한 성경공부도 있다. 예배 중의 설교도 성도들의 신앙과 삶에 큰 영향을 주지만, 성경공부도 성도들의 신앙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예배 중의 설교는 목회자의 일방적인 말씀의 선포를 통해서 성도들에게 도전과 용기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위로와 격려와 치유의 능력을 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설교를 통해서 자세하게 다룰 수 없는 신앙적인 궁금증이나 더 자세하고 깊은 차원의 말씀을 성경공부를 통해서 전달할 수 있다. 여기서는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다루기보다는 성경공부를 준비할 때 어떤 종류와 어떤 형태의 성경공부가 효과적인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소그룹으로 할 것인가, 대그룹으로 할 것인가?
성경공부를 준비할 때는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소그룹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대그룹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소그룹과 대그룹의 차이는 인원보다는 성도들의 성향과 기호에 맞추어질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소그룹과 대그룹의 차이는 단지 인원수의 문제라기보다는 인도자가 일방적인 강의식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그룹 안에서 상호 간의 질문과 대답 그리고 나눔을 통해서 진행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구성원들의 특징에 따라서 적은 숫자가 모여도 대그룹 형태의 강의식으로 할 수도 있고, 인원이 조금 많아도 구성원의 특징에 따라 대화 형식의 성경공부를 인도할 수 있다. 또한 효과적인 성경공부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남성반과 여성반을 따로 구분해서 반을 만들 수도 있다.
2. 교재를 사용할 것인가, 교재 없이 할 것인가?
성경공부를 할 때 목회자의 고민 중의 하나는 교재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교재 없이 하는 것이 좋은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분들은 복습과 예습을 통해서 더 깊이 성경을 공부하기 원하고, 어떤 분들은 쉽게 부담 없이 참여하기 위해서 교재 없는 성경공부를 선호하기도 한다. 성경공부를 하는 반원들에게 물어서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봄학기와 가을학기에는 감리교 교재를 사용하고 그 중간에는 다른 교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겨울과 여름에는 특별한 ‘주제’를 정해서 공부하거나 성경 중에서 로마서나 요한계시록과 같은 중요한 성경을 공부한다. 또한 교인들의 취향에 맞추어서 교재를 정하기도 하고 교재 없이도 하기도 한다.
3. 신학적인 수준을 보수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진보적으로 할 것인가?
개교회마다 신앙의 개방성이나 보수성이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의 한인교회 교인들은 보수적이고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연합감리교회는 성소수자의 안수 문제로 혼란스럽다. 성경공부 시간에 충분히 이런 문제에 대한 질문이 오고 갈 수 있다. 성경적인 질문이나 신학적인 질문을 다룰 때 신학적인 수준을 목회자의 눈높이에 맞출 것인가, 아니면 교인들에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대체적으로 미국에서 신학 교육을 받은 목회자들은 교인들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진보적이다. 나의 경험으로는 신학적인 수준은 평신도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물론 평신도의 눈높이에만 맞추기보다는 한 단계 앞서가는 정도의 수준이 좋다.
4. 성경공부를 단기적으로 할 것인가, 장기적으로 할 것인가?
성경공부를 하기 전에 결정해야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단기적으로 할 것인가이다. 장기적인 성경공부는 목회자가 오랜 시간 동안 성경공부 교재에 대한 고민 없이 4년 혹은 5년 동안 이끌어 갈 수 있다. 장기적인 성경공부는 교인들을 체계적으로 말씀 훈련을 시킬 수 있다. 그런데 장기적인 성경공부의 단점은 성경공부를 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중간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장기적인 성경공부반과 계절별이나 10주 정도의 단기 성경공부를 동시에 개설해서 수시로 참여하는 교인들이 단기 성경공부반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연중 여러 성경공부 반을 개설하기 어려운 경우 ‘트리니티 성경공부’ 교재를 활용하면 학기마다 새로운 사람도 성경공부에 참여하고 5년 과정으로 마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