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나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돌아온
촛불도 꺼져가는 어두운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정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