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윌리엄스 주연, 피터 가소비츠 감독의 <제이콥의 거짓말>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제이콥은 2차대전 중 나찌 점령 하 폴란드 유태인 게토에 살고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야간 통행금지 위반으로 독일군 사무실에 붙들려 갔다가 거기서 우연히 소련군이 독일군을 물리치고 진격한다는 라디오 뉴스를 듣게 되었다. 제이콥은 이 소식을 친구에게 들려주었는데, 그 친구는 제이콥이 라디오를 숨기고 있다고 추측을 하고 게토 안에 그런 소문을 퍼뜨렸다. 게토 안에서 라디오를 갖고 있다 발각되면 즉시 사형에 처하게 되어 있었다. 제이콥은 처음에는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보려 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그에게 너무나 많은 기대를 품게 되었다. 이제 제이콥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람들에게 거짓말로 전쟁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는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지만,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희망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자진해서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전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가 거짓 소식을 전해 준 후부터 자살이 한 건도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을의 이발사는 자살을 하려다가 그의 거짓말을 듣고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고, 전직 권투 선수 미샤는 밝은 내일을 꿈꾸며 애인에게 청혼을 했다. 수용소로 가는 열차에서 탈출하여, 부모와 헤어져 병들어가고 있던 소녀 리나는 이제 희망찬 웃음을 되찾었다.
독일군은 제이콥이 라디오를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찾아 마을을 뒤졌다. 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끌려 들어가자 제이콥은 자수를 했다. 온갖 고문을 당하고 나서 제이콥은 모든 게 거짓말이었음을 밝혔다. 독일군은 게토의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아놓고 제이콥에게 사실을 밝히라고 했다.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단상에 선 제이콥은 말없이 청중들을 둘러보았다. 의아한 눈빛으로, 그러나 아직 희망에 가득 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제이콥은 말없이 오래오래 바라만 보고 있었다. 보다 못한 독일 총독은 그를 총으로 쏴버렸다. 이렇게 그는 쓰러지게 되고 그의 거짓말은 영원히 묻혀 지게 되었다. 그들은 곧 수용소로 끌려가게 되었다. 그런데 도중에 기적이 일어났다. 기차에 실려 수용소로 가는 도중에, 진군해 오는 소련군을 만나게 된 것이다. 제이콥이 거짓말로 꾸며낸 것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소녀 리나는 제이콥이 거짓으로 꾸며서 들려주었던 라디오 방송의 음악을 그 자리에서 다시 듣고 있었다. 소련군의 탱크 위에서 재즈밴드와 가수들이 소녀가 라디오에서 들은 그 음악을 흥겹게 공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이콥 한 사람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지 않고 희망 속에서 기다릴 수 있었고 마침내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
희망은 생명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생명은 열린 가능성입니다. 생명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희망이 있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죽음의 세상에서 희망을 이야기 하고 희망을 품게 하고 희망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