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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담임목회를 할 때
아버지는 늘 내게
그렇게 물으셨습니다.
교회 다 평안하냐?
장로님들 협조 잘 허고?
집안 다 평안 하냐?
애들 다 건실 허고?
내가 전화를 드리건
아버지가 전화를 하시건
마치 18번 애창곡을 부르시듯,
늘 그 순서에 그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용건을 주고 받으셨습니다.
평생 교회를 섬겨온 장로 아버지는
목사 아들이
늘 염려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알고 계셨습니다.
목사는 교회가 평안해야
평안하다는 것을.
목회자는 장로들이 협조안하면
죽는 것 같다는 것을.
그래서 늘 염려가 되어
물으시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다 평안하냐?”
“장로님들 협조 잘 허고?”
집안의 평안과
아이들 건강하고 실하게 크는 것은
목회자에게는
늘 그 다음이었습니다.
나는 얼추 넘어왔는데
이 고개를 넘어야 하는 현장의
후배와 제자들을 보면
짠해지는 마음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모두 힘내십시오.
어쩌면 우린 그것을 명예로 살도록
불림 받았을 것입니다.(정창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