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에서 사용된 악기들

성전에서 사용된 악기들

랍비들이 기록하여 놓은 “미쉬나”에는 36개의 악기가 소개되고 있지만, 성경에는 15 가지의 악기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악기들을 크게 3 가지의 악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즉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입니다.

관악기에는 퉁소, 피리, 저, 양각나팔, 은 나팔 등이 있었습니다. 퉁소와 피리는 처음에는 갈대나 나무, 혹은 동물의 뼈 등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졌었지만 나중에는 은과 같은 금속으로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특별히 은(銀)으로 만든 나팔은 제사장들이 사용하는 악기로서 악기라기보다는 신호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현악기에는 수금, 삼현금, 비파(십현금), 칠현금(양금) 등이 있습니다. 다윗 왕이 즐겨 사용했던 악기로써  레위 지파의 사람들이 성전에서 사용하였던 수금은 악기들 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악기로 간주되었는데, 은이나 상아로 만들어졌습니다.

(시편 92:1~3) “가장 높으신 분이여, 여호와를 찬양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주의 이름을 노래하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이른 아침에 주의 사랑을 선포하고, 밤에는 주의 신실하심을 노래합니다.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의 가락에 맞추어 주를 찬양합니다.

비파는 주로 제사를 지낼 때 사용된 악기로서 귀한 나무나 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며, 남성적인 악기로서 이집트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악기입니다. 다니엘서에서 소개되고 있는 삼현금은 토속 유행음악이나 창녀들이 사용하던 악기로써 바벨론에서 유래된 악기입니다. 양금은 이스라엘의 고유 악기는 아니었고 바벨론과 같은 동쪽 나라의 악기였습니다.

타악기는 가죽으로 만든 악기와 재료 자체에서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있었습니다. 가죽의 진동으로 소리를 내던 소고, 북과 같은 악기들입니다. 그리고 재료 자체에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로는 방울, 제금, 꽹과리, 등이 있는데, 방울은 주로 옷에 부착하여 장신구와 같이 사용하였으며 서로 부딪쳐서 소리를 내도록 하였습니다.

제금은 우리나라의 전통 악기의 “바라”와 비슷한 악기로서 주로 제사장들이 사용하였으며,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였던 악기입니다. 예배에 사용된 악기는 주로 음악적인 특성이 낳은 현악기(시 33:2)와 일부의 관악기가 사용되었으며, 축제 때에는 일반적인 모든 악기들이 사용되었습니다.

꽹과리(제금, 심벌즈) : 놋으로 만든 꽹과리는 성전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라기보다는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수금 : 성전 음악에 사용되는 하프(Harp)의 일종으로 3개, 7개 또는 10개의 줄로 된 현악기입니다.

비파 : 성서에서 비파는 거의 대부분 수금과 함께 연주하였던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악기입니다. 수금은 독주악기로 자주 언급되는 반면(삼상16:16) (왕하 3:15), 비파는 대부분 합주용으로 사용되었으며, 노래 반주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왕상10:12) (시33:2) (시 57:8)

은 나팔 : 성전에서 희생제사를 드리는 동안 제사장들은 하루에 일곱 번 은으로 만든 나팔을 불었습니다.

쇼파르(Shofar) : 숫 양의 뿔로 만든 양각나팔입니다. 양각은 수양의 뿔을 말하며, 히브리어로는 “쇼파르”입니다. 양각나팔은 세상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악기로서, 예배나 전투에서 신호를 보낼 때 사용되었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 성을 점령할 때나 기드온이 미디안 군대를 물리칠 때에 사용한 것도 양각나팔이었습니다.

양각(수양의 뿔)은 또한 새로운 왕에게 기름 부어 세울 때, 기름을 담는 병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기름을 부을 때에는 목이 좁은 기름병으로 기름을 부었지만, 제사장 사독은 기름 뿔을 가져다가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었고, 사무엘도 기름 뿔을 취하여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습니다.

양(羊)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양은 뿔이 있고(창 22:13), 암양은 뿔이 없습니다. 따라서 양각나팔은 속이 빈 수양의 뿔을 골라 뾰족한 끝부분을 잘라 내고 그곳에 입술을 대어 불 수 있도록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기름 뿔로 사용할 경우에는 이 부분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기름을 담아 사용하였습니다(왕상 1:39).

성경에서 양의 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은 아브라함이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잡아 제사를 드리려고 했던 장면입니다. 이 날에 아브라함은 이삭 대신 수풀에 뿔이 걸린 수양을 잡아 번제로 드렸습니다(창 22:13). 유대인들은 이러한 선조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며, 이 수양을 기념하는 뜻에서 종교적인 의식이 있을 때마다 양의 뿔로 만든 나팔을 불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다윗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올 때 양각을 불었으며(삼하 6:15), 아사 왕 십 오년에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하나님께 충성을 맹세하던 날에도 양각을 불었습니다(대하 15:14).

유대인들이 의식용으로 양각나팔을 불었던 것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번제를 드렸던 것이 그 시작입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엘룰월(태양력 8~9월)이 되면 회당에서 매일 양각을 불어 한 달 후에 다가오는 신년(Rosh Hashana)과 속죄일(Yom Kippur)을 생각하면서 행동을 조심하도록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세는 두 번째로 시내 산에 올라갔을 때, 산 밑의 백성들이 또 다른 금송아지를 만들까봐 걱정이 되어 그는 백성들에게 매일 한 차례씩 양각나팔을 불어 백성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듣게 했다는 전승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탈무드는 양각나팔을 부는 것에 대하여 신비주의적인 면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양각나팔을 큰 소리로 자주 불면 사탄은 그 소리를 듣고 메시아가 온 것으로 착각하여 사람 헤치는 일을 중단한다는 것입니다.

양각나팔을 부는 방법은 세 가지인데, 한 번의 긴 소리(트키아)와 아홉 번의 스타카토(트루아)로 부는 방법은 (민수기 10: 5)에 나와 있고 이 두 소리의 중간, 즉 세 번의 떨리는 음이 있는데 이것을 히브리어로는 “슈바림”이라고 합니다.

신년에는 양각나팔을 예배 직전에 위의 순서를 세 번 반복하여 불고, 예배 중간에 다시 세 번 반복하여 붑니다. 어떤 회당에서는 신년에 합계 100번을 불기도 합니다. 성서시대에는 안식일에도 예루살렘 성전에서 양각나팔을 불었으나 성전이 무너진 후에는 중단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소의 뿔로 만든 나팔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하다가 하나님과 모세에게 호된 질책을 당한 나쁜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내에서 생산되는 짧은 양각보다는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검고 긴 산양의 뿔을 즐겨 사용합니다.

은 나팔과 함께 사용되었는데, 나팔절(신년)에는 가운데에 쇼파르, 그리고 양쪽에서 은 나팔을 불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속죄일에는 가운데에 은 나팔, 그리고 양쪽에서 쇼파르를 불도록 하였습니다.

피리 (플릇) : 성전에서는 유대의 12 절기 제사에서만 불도록 하였습니다. 결혼식과 장례식에서도 불었습니다. 시편 120 ~ 134편과 함께 연주되었습니다.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악기는 나팔(Sofar)입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것은 수금과 비파인데, 이것들은 주로 중동에서 인기를 누린 전통 악기들이기 때문에 우리들에게는 모두 생소한 것들이어서, 어느 것이 수금인지, 어느 것이 비파인지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줄을 튕겨서 공명통을 울리는 방법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인 수금은 보통 영어 harp로 번역되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하프보다는 훨씬 작은 악기이기 때문에 교회음악을 연주하기에는 적합한 악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금은 사냥꾼이 활을 가지고 다니면서 활의 줄을 튕겨서 소리를 낸 데서 유래된 현악기입니다. 악기 중에서도 퉁소와 더불어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된 악기로 알려져 있으며, 성경에서는 창세기에서부터 소개되었던 악기였습니다.

(창 4:21) “야발의 동생은 유발인데, 그는 수금을 켜고 퉁소를 부는 사람들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다윗은 종종 사울 앞에서 수금을 연주하였는데, 이 악기는 다윗과 관계가 깊어서 예루살렘의 시온 산에 있는 다윗의 가묘에 있는 토라 휘장에도 수금이 수 놓여 있고, 가묘 덮개에서도 수금과 비파를 수놓아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비파의 기원은 페르시아의 바르바트(barbat)라는 악기가 이슬람시대(AD 7세기)에 중국으로 건너가서 발전되어 변형된 악기입니다. 같은 시기에 바르바트가 유럽으로 건너가서는 “류트”라는 악기로 발전되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페르시아 시대보다 훨씬 앞선 (사무엘상 10: 5)에 이미 비파(네벨)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비파가 페르시아에서 전파된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고유의 악기였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히브리어 “네벨”은 가죽부대와 관련이 있는 단어였습니다. 성경에 “네벨”이라는 단어가 가죽부대, 또는가죽 병으로 번역된 곳도 있습니다. (삼상 1:24, 25:18, 삼하 16:1) (욥기 38:37)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방의 비파(네벨)들도 울림통이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의 비파와 유럽의 류트가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 것인데 비해 팔레스타인 비파가 가죽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은 팔레스타인 지방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비파였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의 사무엘상에 나오는 비파는 어떤 악기였을까? 그 답은 간단합니다. 사무엘상에 나오는 악기는 비파가 아니라 “네벨”이며, 후대에 “비파”로 번역되었을 뿐입니다.

성경에는 비파와 수금이 거의 항상 함께 등장하는데, 그 이유는 두 악기가 주로 합주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함께 연주되는 것은 다윗이 법궤를 옮기는 장면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역대상 15장의 기록에 의하면, 제금 연주자 3명에 비파 연주자는 8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수금 연주자는 6명이었는데 이것은 비파 소리보다 수금 소리가 크게 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비파는 알라못(여성 목소리, 즉 Soprano)에 맞추어 연주되었고, 수금은 여덟째 음 즉, 스미닛(Bass)에 맞추어 연주되었습니다.

(역대상 15: 19~22) ” 노래하는 사람 헤만과 아삽과 에단은 놋으로 만든 제금을 연주했습니다. 스가랴와 아시엘과 스미라못과 여히엘과 운니와 엘리압과 마아세야와 브나야는 높은 음으로 비파를 탔습니다. 맛디디야와 엘리블레후와 믹네야와 오벧에돔과 여이엘과 아사시야는 낮은 음으로 수금을 탔습니다. 레위 사람 지도자 그나냐는 노래를 아는 사람이었으므로, 찬양하는 사람들을 지휘하였습니다.”

소고(小鼓)

작은 북이라고 하면 우리들은 공연단이나 풍물놀이패가 춤을 출 때 손에 들고 있는 작은 손북을 쉽게 머리에 떠올리곤 합니다. 한국의 소고는 악기로서보다는 오히려 춤 놀이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에 크기도 작고 소리도 비교적 작습니다.

팔레스타인 유목민들이 악기로 사용하는 소고는 우리의 작은 손북과 비슷합니다. 오히려 크기가 더 작고 손잡이 막대기도 달려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북채 대신에 양쪽에 달린 추를 흔들어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악기로 사용하는 소고는 “도프”라고 부르는데 한국의 소고와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노래방에서 사용하는 탬버린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소고는 나무 테두리에 소가죽을 대어 만든 것으로써, 나무 테두리 안쪽으로는 20여개의 철사를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매달아서 소고를 흔들면 소리가 나도록 만들었습니다.

성경에서는 주로 여인들이 다루었던 악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세의 여동생 미리암은 홍해를 건넌 기념으로 소고를 잡고 여인들과 함께 춤을 추었고(출 15:20), 사사 입다 장군의 딸도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아버지를 환영하면서 소고를 치며 춤을 추었던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삿 11:34). 이렇게 춤을 출 때 함께 가지고 있었던 소고를 예배드리는데 악기로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시 150:4)-HaEu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