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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만나 Early Morning QT

바닥에서 하늘과 만나다 요한복음 13:1~15

바닥에서 하늘과 만나다
요한복음 13:1~15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아름다운 이야기 <인어공주>에서, 사랑에 빠진 인어공주는 인간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합니다. 다리가 없던 인어공주는 결국 마녀가 준 물약을 마시고 인간의 두 다리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인어공주는 그 발을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뾰족한 송곳을 밟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에 가닿기 위한 그녀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두 발이 가장 먼저, 가장 아프게 느낀 것입니다.

발은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다가가기 위한 말없는 수고의 상징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수고스럽게 걸어가지 않고도 가만히 않아 전화로, 문자로 소통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최신 교통수단들이 걷는 수고를 많이 덜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걸으면서 사는 존재입니다. 두 발로 걸으면서 살고 일하고 사랑합니다. 이 세상을 향해, 누군가를 향해 다가갑니다.

그러나 이 다가감은 너무나 자주 실망과 좌절의 길, 아픔과 눈물의 길이 되곤 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 머물며 삶의 온갖 먼지와 땀으로 얼룩진 두 발은 피곤하기만 합니다.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며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제자들도 무척 피곤하고 지쳤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예수님과 함께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 모든 노력이 곧 허무하게 끝날지도 모른다는 의혹과 불안이 그들의 영혼을 짓누릅니다. 바로 그 때, 예수님이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동이십니다. 그리고 손수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정성껏 발을 씻기신 뒤에는 수건으로 하나하나 물기를 닦아 주십니다.

‘주’와 ‘선생’이신 예수께서 바닥에서 우리의 지친 발을 고이 잡으시고 정성껏 씻어 주십니다. 비록 불신앙과 교만과 욕망의 죄에 찌들어 악취를 풍기는 부끄러운 발이지만, 우리의 발은 주님과 함께하기를 원하는 두 발입니다. 그 발은 곤 우리의 영혼입니다. 시원한 물의 감촉, 손의 온기가 어우러지는 그 놀라운 순간에 제자들이, 또한 우리가 그 바닥에서 만난 것은 하늘입니다. 영원히 죽지 않는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끝까지 사랑하신’ 하늘입니다. 그 영원하신 사랑이 우리의 두 발과 영혼에 촉촉이 스미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요즈음 나를 지치게 하고, 완전히 바닥에 있는 것처럼 힘들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나님, 가장 낮은 곳에서 드러나지 않게 수고한 나의 두 발을 주께 내어 놓습니다. 고민하고 애쓰며 힘것 달려 봄에도 절망의 바닥으로 떨어지곤 하는 내 마음도 내어 놓습니다. 바닥에서 하늘을 보여 주신 그 손길로 하나하나 씻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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