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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만나 Early Morning QT

신뢰의 역설, 그러나(but)” 누가복음 Luke 5:1-5

‘신뢰의 역설, 그러나(but)”

누가복음 Luke 5:1-5

베드로라는 인물은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질문하시면, 마치 어린아이처럼 가장 먼저 손을 들고 대답하던 사람, 그래서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꾸중도 적지 않게 들었던 인물입니다.

그의 솔직함, 다정함, 주저 없는 반응이 있었기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미소지으며 기쁘게 동행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누가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따르는 첫 장면을 갈릴리 바닷가에서 일어난 사건에 집중합니다. 예수님은 언제 베드로를 제자로 부를지 오래 기도하며 기다리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때가 찼습니다. 그 장면이 바로 오늘의 본문입니다.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눅 5:5)

1. “그러나 주님의 말씀대로”

베드로의 고백은 성공의 자리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밤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다”는 말은 인간의 한계와 좌절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에서 터져 나온 고백입니다. 어부였던 베드로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물고기를 많이 잡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이었습니다.

‘물고기(魚)’라는 단어를 상징적으로 한자어로 풀어보면 물질 물(物), 높을 고(高), 터 기(基)입니다. 곧 물질을 삶의 높은 가치 기준으로 삼는 인간의 본성(物高基)을 담고 있습니다.

베드로도 그랬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노동으로 삶의 성취를 추구했던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그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밤새도록 수고하였던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졌습니다. 그의 자존심, 경험의 논리, 어부로서의 전문성이 모두 흔들린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그러나’가 열린 것입니다. 인간의 좌절과 하나님의 부르심이 만나는 그 지점에서 사람은 비로소 자신의 능력보다 말씀의 가능성을 붙들기 시작합니다. 실패와 좌절은 순종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2. ‘자기 방식’을 내려놓는 용기

어부 베드로는 누구보다 바다를 잘 아는 전문가였습니다. 반면 예수님은 어부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베드로는 자신의 경험을 내려놓고 예수님 말씀을 더 높은 권위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순종이 아니라 관계적 신뢰입니다. 말의 타당성보다 말씀하신 분의 신뢰성을 선택한 결단입니다. 신앙이란 결국 내가 아는 것보다, 그분이 말씀하신 것을 더 신뢰하는 힘입니다.

3. 말씀 때문에 움직이는 신앙

예수님은 기적을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그물을 내려라”는 말씀만 주셨습니다. 미래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말씀이 들렸기에 베드로는 순종한 것입니다. 이것이 결과 중심의 신앙이 아니라 관계 중심의 신앙, 계산의 신앙이 아니라 신뢰의 신앙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순종하는 이유는 말씀하신 분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의 ‘그러나’는 예수님의 ‘그러나’를 닮은 순종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은 단순한 제자의 순종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순종을 따라가는 작은 순종의 반영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예수님은 간절하고 처절한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눅 22:42)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의 뜻 앞에서 ‘그러나’를 고백하셨고,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 앞에서 ‘그러나’를 고백합니다. 둘의 구조는 완전히 동일합니다. 하늘의 순종이 땅의 순종을 가능하게 하고, 예수님의 결단이 베드로의 결단을 이끈것입니다.

현실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내 경험과 능력은 부족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말씀하셨으므로… 나는 순종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작은 ‘그러나’는
예수님의 큰 ’그러나’를 닮아가는 제자도의 시작입니다.

우리 삶의 환경이 어떠하든, 주님이 말씀하시면 다시 이렇게 고백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주님의 말씀대로!”

 

길위의 기도

말씀하시는 하나님,
우리로 예수님을 닮게 하소서.

보이지 않아도 순종하게 하시고,
예측할 수 없어도 발을 내딛게 하소서.

우리의 작은 ‘그러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순종하신 예수님의
큰 ‘그러나’를 닮아가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님 말씀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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