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 2025년 02월 27일(목)
의료선교의 역사와 현황을 짚으며 앞으로의 전망을 살핀 학술대회가 마련됐다.
한국선교신학회(회장:김칠성) 정기학술대회 및 한국누가회(회장:백인기) 공동학술대회가 지난 2월 22일 강일교회(정규재 목사 시무)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선교신학자와 현직 의료진이 발제자로 나서 그동안 학회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의료선교 전략 부분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신권 교수(아주대 의과대학)는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의료선교의 짧은 역사‘를 논했다. 김 교수는 의료인문학, 의학사, 의료 인류학, 종교학 등을 주요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김 교수는 “근대 이후 선교지에 서양의학을 전하려는 기독교의 적극적인움직임은 대체로 16세기 경에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종교 개혁 이후에활발한 세계선교를 벌였던 가톨릭의 예수회는 마카오와 중국과 인도에서선교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선교의 한 방식으로 유럽의 여러 가지 문화적 산물을 전파하는 시도를 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당시 유럽의 의학적치료법을 사용한 사역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선교와 의학의 밀접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해외선교에 활발하게 나서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19세기 초까지도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에게 뿐 아니라 일반적인 대중의 인식 안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크게 존경받지 못했다. 이에 더해 당시 유럽의 의학적 치료는 세계의식민지 어디에서나 치료적 효과가 탁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생의학이 개종에 강력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선교 의학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사실상 1870년대부터라고 전했다. 이는19세기 중반부터 유럽에서 시작된 의학혁명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의학혁명 이후로 생의학은 효과성에 있어서 다른 의학 전통을압도하게 되었다. 1870년대부터는 생의학의 발전과 함께 의료 선교사들의 활동이 선교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 되면서 의료 선교사들에 대한 선교지의 요청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의학의 발전으로 의료 선교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 1870년대부터 선교의학은 새로운 우월주의에 빠져들었다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제국주의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에 선교사들은 사회진화론에경도되어 유럽의 인종적, 문화적 우월성에 대한 믿음을 굳게 가지면서 선교지의 문화에 대한 열린 시각을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누가회 백인기 회장은 한국누가회 40년 역사를 통한 한국 의료선교에 대해 발표했다.
백 회장에 따르면 한국누가회는 의료사회의 변혁과 전국적인 기독 의대생의 복음주의적 모임에서 출발했다.
초기 특징은 사역 실천의 자발성, 의료라는 전문성, 회원 가입의 개방성으로 규정되고, 1990년대 접어들어 전국 조직화가 이루어지며 신앙공동체에서 전문의료인으로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역공동체로 변화된것으로 전했다.
2000년대에는 학사학원사역부, 선교부, 사회부 등 전문사역부서의 활동이 활성화 되었으며, 2010년부터는 선교가 확장되며 2030년까지 200가정의 누가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 중보하는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한국누가회장 김창환 교수(인하대 의대 재활의학과)가 ‘마다가스카르 지구병원 기본 외과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바라보는 의료 선교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마다가스카르에는 2022년 기준 약 5910명의 의사가 있으며, 이는 인구 1000명당 0.20명으로 세계 평균 1.70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의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농촌 지역에는 전체 보건 인력의 47%만 배치되어 있어 간단한 병으로도 사망에 이른다“며“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로서 기본적 외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 있는 의사를 배출하는 과정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력양성 프로그램 시행은 사전수요 조사 후 맞춤형 통합진료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지난 2024년 12월까지 개발된 교육과정 시범운영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마다가스카르 지역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병원에 최적화된 기본외과 및 산부인과 의사 배치를 위한 훈련 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현지 정부의 리더십과 훈련자들의 능력이배양되었으며, 배출된 인력은 성공적으로 기본 수술을 감당할 수 있는 자격과 실력을 갖추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두 발표자에 대한 논찬은 정기묵 교수(장신대 선교신학)가 맡았다.
정 교수는 한국누가회에 대해서는 “의료를 통한 복음 전파와 현지 의료 체계를 지원하는 방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보다 명확한 선교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선교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다가스카르 의사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현지 의료인의 양성을 통해 선교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장기적인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한 점은 주목된다“며 “한편으로는 한국교회 선교가 가지고극복해야 할 문제, 즉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에서 목회자 전문인 선교사와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의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 소통과 협력을 통한 총체적(통전적) 선교를 어떻게 이루어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논찬했다. 신동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