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4: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해석학에서 성경 주해를 exegesis(엑서지시스)라고 합니다. 헬라어에서 유래된 영어 표현입니다. 본문에서 저자가 의도하는 것을 찾아서 해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다르게 본문의 의도에서 벗어나 그 문장만 독립적으로 또는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eisegesis(아이스지시스)라고 말합니다. 이 또한 헬라어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의적 해석’으로 가장 인기가 있고, 이에 따라 우리 크리스천들이 좋아하게 된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했던 고백입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고백은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할 수있는 용기’를 표현하는 고백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exegesis입니다.
그런데 이 고백을 주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용기로 eisegesis하여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또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해서 이 구절은 모든 크리스천들이 사랑하는 구절이 되었습니다.
원래의 의도에서 벗어난 ‘자의적 해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불굴의의지, 그리고 능력을 주는 구절이 된 것입니다. 좋게 의도된 역동성 (people dynamics) 입니다.
언어학에서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납니다. 요즘 신조어로 젊은 세대들이 쓰는 말에 ‘코스프레’라는 말이 있습니다. ‘xx인 척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원래 이 표현은 costume play의 줄임 말입니다.
영화 제작에서 출연자들이 맡은 역할에 가장 어울리는 의상을 고르거나 만들어 입히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의 작업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일본 사람들이 줄여서 ‘코스프레’로 쓴 것입니다.
이 말이 ‘천역덕스럽게 xx처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고, 한국은 물론 미국에까지 역수출(?)되어 쓰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eisegesis의 한 예입니다.
이런 ‘자의적 해석’으로 유명한 미국 격언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God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는 격언입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프랭크린의 말입니다. 성경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는 말이지만 금과옥조처럼 여겨져 미국 건국 정신의 밑바탕이 된 말입니다. Eisgesis의 또 한 예입니다.
이러한 ’자의적 해석‘은 실제의 삶에서도 발생해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행동이 된 예도 있습니다. 목포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했던 한 젊은 사장님의 예입니다.
1996년 조호연씨는 회사 직원들과 함께 회식으로 나이트클럽에 가서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회식 후 부당하게 청구된 요금이었습니다
이를 항의하다 지역 조직폭력배 목포 오거리파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직원들 앞에서 심하게 폭행당하고 굴욕을 겪었지만, 조호연씨는 오직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나이트클럽 사장을 직접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으나 또 다시 폭행과 협박을 받았습니다. 이에굴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조직폭력배들은 그의 동생까지 공격하며 보복했습니다.
마지막 방법으로, 조호연씨는 전 재산을 들여 신문에 광고를 내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했습니다. 광고는 폭력배의 만행과 공권력의 무능함을 폭로하며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김영삼 대통령은 강력한 조직폭력배 척결 명령을 내렸고, 목포 경찰서는 대규모 합동 수사를벌여서, 관련 조직원들을 전원 체포하고 조직을 해체시켰습니다.
이 작전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조직폭력배의 몰락을 이끌었습니다. 조호연씨의 용기와 결단력은불의를 향한 저항의 상징이 되었고, 한 사람의 용기가 사회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조호연 씨는 대통령이 자기 편이라고 믿으니 조폭들이라는 환경에 굴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은 ‘자의적 해석‘으로 말미암은 용기였습니다.
조호연 씨가 그렇게 약자인 자신을 보호해주는 대통령을 새롭게 만났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환경도 바꿔보려 해야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egesis이던, eisegesis이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께서 어떠한 상황 가운데에서도 나와 함께 하신다는 확고한 믿음입니다. 그 믿음이 거친 길을 걸어갈 때에도 세상을 이기게 합니다.
오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세상을 이기는 믿음을 주소서 언제 어디서나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믿고 담대하게 하소서 !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