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음악을 들으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때에도 그 속에는 창작의 고통을 감수하며 희생한 이의 숨결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기쁨을 느끼는 모든 것에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희생이 숨어 있습니다.
세계 최초 흑인 오페라 가수이자 20세기 최고의 여성 알토로 꼽히는 매리언 앤더슨(Marian Anderson, 1897-1993)은 필라델피아 빈민가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음악을 처음 접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성악 공부를 해 흑인 최초로 1925년 뉴욕 필하모닉과협연을 하게 됩니다. 이 일로 1928년 뉴욕 맨하탄 카네기홀에서 첫 독창회를 가질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인종차별이 심했던 1930년대 당시 상황은 녹녹치 않았습니다.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식당 출입을 거절당하기도 했고, 호텔 투숙 조차 거부당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1939년 예정되었던 워싱턴 DC 컨스티튜션 홀에서의 공연은 취소를 당했습니다. 피부 색깔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유롭게 노래 할 수 없는 현실에 깊이 절망했습니다. 그때 그녀의 어머니가 다가와 그녀를 위로했습니다. “얘야, 먼저 은혜를 알아야 한다. 오늘 네가 여기까지 온 것도 다누군가 너에게 은혜를 베풀어줬기 때문이야.”
이 말에 그녀는 평안과 감사를 회복하고 다시 일어나 목청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래, 홀에서 노래할 수 없다면 어디서든 하면 되지” 워싱턴 링컨 기념관 광장에서 무료 야외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7만 5천여 명의 청중들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후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그녀가 받았던 은혜를 기억하며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그 후 지방 도시에서 공연을 갖게 되었던 어느 날, 가난한 한 흑인 소녀가 호텔 구석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조용히 다가가 소녀에게 말을 건냈습니다. ”많이 외로워 보이는구나!”
“네, 오늘 그토록 보고 싶었던 마리안 앤더슨의 공연이 근처에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일을 해야 했기에 갈 수 없었어요.” 앤더슨은 울상이 된 소녀의 손을 잡고는 나지막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들은 소녀는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당신이 마리안 앤더슨이었군요.” 그녀가 ’누군가의 은혜‘가 되어 주기로 한 것입니다.
은혜란 누군가의 희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군가의 희생‘은 바로 ‘누군가의 은혜’입니다. 한 사람의 희생이 다른 사람의 은혜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를 통한 십자가의 은혜가 이를 보여줍니다.
우리의 믿음 또한 혼자 자란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희생의 대가 위에 자란 것입다. 오늘도 우리는 그분의 희생 위해 서 있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 ’삶의 무게’ 입니다.
누군가의 은혜는 보상을 바라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파격으로 역사합니다. 은혜를 거부하는 마음의 둑을 무너뜨립니다. 은혜는 전혀 기대치 않은 삶의 현장에서 경험하는 하나님의 나타나심입니다..‘누군가의 희생’이 ‘누군가의 은혜’로 경험되는 하나님의 나타나심입니다. 우리 가운데 오시는 하나님의 임재입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도 예외 없이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서 입니다.
누군가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으니 우리도 누군가에게 은혜의 통로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것이 바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마음입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이 말하는 ‘선한 청지기’의 마음입니다.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벧전 1 peter 4:10)
누군가의 은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나타나는 ’선한 영향력‘입니다. 마치 새벽이슬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온 주변을 아름답게 적십니다.
하나님 아버지,
빗줄기에 바위패이듯 나의 작은 소망 사라져갈 때
사랑하는 주님의 얼굴을 구합니다.
오늘도 우리 삶이 누군가에게
은혜의 새벽이슬이 되어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적시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