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브 쇼메아(לֵב שֹׁמֵעַ)
– 듣는 심장 –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로 ‘목회 상담’분야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폴 트루니에‘는 20세기 가장 유명한 ‘크리스천 닥터’입니다. 당시 처음으로 ‘목회적 돌봄(pastoral care)’이란 표현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잘 듣고 환자의 마음을 얻어야 치유가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그의 지론은 상대방에게 가장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말을 많이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이러한 그의 발견은 성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셨던 명령, ’쉐마‘(들으라)에 기초를 두고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과의 대면은 ’듣는 마음‘으로 시작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또한 자신에게 상담하러 오는 환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문제와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이것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그 해결책이 옳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었던 것이라는 놀라운 발견을 전합니다.
문제를 잘 안다는 것은 스스로 해결할 능력도 갖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현대의 위기는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자신의 답을 들려주고 확인받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상대방에게 확인을 받아 자신이 이미 알고 있던 그 답을 실천 할 수 있는 힘을 자기 스스로에게 다시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방을 알아주고 인정하는 자세입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노니 너희 가운데서 수고하고 주 안에서 너희를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을 너희가 알고 그들의 역사로 말미암아 사랑 안에서 가장 귀히 여기며 너희끼리 화목하라(살전 5:12-13)”
“Now we ask you, brothers, to respect those who work hard among you, who are over you in the Lord and who admonish you. Hold them in the highest regard in love because of their work(1 Thessalonians 5:12-13)”
소통과 불통의 차이도 ‘듣는 마음’에 있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의사 표현 방식이 다릅니다. 강아지는 반가울 때 꼬리를 세워 흔들지만 고양이에게 그것은 위협과 공격의 의미입니다.
따라서 강아지와 고양이는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의 경험과 이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듣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먼저 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들어 주기만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대가 원하는 것은 충고하는 입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귀를 가진 사람입니다. ’듣는 마음‘이 이토록 중요합니다.
지혜의 화신으로 알려진 솔로몬이 왕이 된 후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린 그날 밤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내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왕상3:6)
이때 솔로몬이 구한 것은 지혜가 아니라 ’듣는 마음‘이었습니다. 히브리어로는 ‘레브 쇼메아(לֵב שֹׁמֵעַ)’ 직역하면 ‘듣는 심장’ ‘지혜로운 마음’입니다.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왕상3:12)입니다.
솔로몬이 이해한 지혜는 ’수직적인 지혜‘와 ’수평적인 지혜‘였습니다.수직적인 지혜는 아버지 다윗에게 배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주 앞에서 행”(왕상3:6)하는 지혜입니다. 다윗의 유언을 물려받은 솔로몬의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대로 올곧게 사는 것을 가리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판단 기준을 하나님의 기준에 맞추는 것을 뜻합니다. ’수직적 지혜’입니다. 믿음도 들음에서 난다고 말씀합니다.
아울러 솔로몬이 구한 ‘듣는 마음‘은 바로 ’수평적 지혜‘입니다. 백성들의 소리를 마음을 다해 들을 수 있는 ‘수평적인 지혜’ 입니다. 이어 소개된 에피소드가 그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왕상3:16-28)입니다. 이 솔로몬의 재판은 결국 솔로몬이 구한 ‘듣는 심장, 레브 쇼메아(שֹׁמֵעַ לֵב)’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예로써 기록된 것입니다.
수직적인 지혜와 수평적인 지혜가 함께 있어 온전한 지혜를 이룹니다. 모두 ‘듣는 심장(שֹׁמֵעַ לֵב’)에 있습니다. 듣는다는 말은 성경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믿음도 들음에서 나며, 능력도 들음에서 납니다.
오 하나님 아버지,
이 아침 겸손한 마음으로 구하옵나니
‘듣는 심장’ ‘예수의 심장’을 주소서(빌 2:5)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서게 하소서 !
예수의 이름으로 나는 일어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