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38, Lent)
고난주간(성목요일,Maundy Thursday)
길위의 묵상 (Meditation on the road)
(막 14:12-72, 눅 Luke 22:7-15, 요 John 1:17)
고난주간 다섯째날은 세족 목요일(Maundy Thursday)이라고 부릅니다. ‘Maundy’는 율법을 뜻하는 라틴어 Mandatum에서 유래된 단어로 수난을 당하기 전 목요일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주심을 기념하는 데서 유래하였습니다.(요 John 13:34) 예수님은 아울러 이날 마가의 다락방에서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사랑의 만찬을 베푸셨습니다.
어려움과 고통이 있을 때 오늘을 기억하며 힘을 얻으라고 베푼 사랑의 식탁이셨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라는 결단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막 14:12-26)
마가라는 청년의 집으로 알려진 ‘큰 다락방(막 14:15, 눅22:15)’은 예루살렘 윗도시지역에 있는 한 저택의 2층이었습니다. 2층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우리의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바깥으로부터 출입이 가능했던 곳이어서 집주인이 안채를 통하지 않고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었습니다. 마가가 살던 윗도시 지역은 그 옛날 포로기를 지나면서 ‘시온산’이라고 불리던 곳이었습니다. 히스기야 왕 시절 예루살렘에 포함되었으며 남서쪽에 유명한 힌놈의 골짜기를 끼고 있었습니다. 포로에서 돌아온 유다 백성들은 새롭게 이 지역에 정착해 살기 시작하였는데 독립 왕조였던 하스모니아 왕조 시절에 이르러 지역은 보다 체계적인 도시로 개발되어 하스모니아 왕궁을 비롯하여 다윗의 영묘등 주요 시설들이 이곳에 들어섰습니다. 특히 예루살렘 제사장들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이 지역에 자리잡고 살았습니다.
마가는 초대교회의 집사 가운데 한 사람인 바나바의 조카입니다.(골4:10, 행12:25) 그는 어머니와 더불어 이 집에 살면서 예수님과 제자들을 위해 헌신하며 모임 장소를 제공했습니다.(눅 22:12-13, 행1:13) 마가의 다락방은 오순절 성령이 강림한 장소(행2:1-13)이고 옥중에서 빠져나온 베드로가 찾아갔던 곳이며(행12:12) AD 48년에 있었던 예루살렘 공의회가 열린 장소입니다.(행15:1-29)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고 생선 한 토막을 잡수셨던 장소이기도 합니다(눅24:33-43).
마가의 다락방은 기독교 최초의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가 탄생한 장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주간 다섯째날 마가의 집 다락방에서 제자들과 더불어 유월절 저녁만찬을 가지셨습니다. (막 12:12-16,22-24; 요13:1-17) 그래서 마가 다락방을 영어로 ‘Room of the Last Supper(라틴어 the Cenacl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때 제자들에게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시는 영적 식사 교제의 방식을 세우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지키는 ‘성찬 예식’의 시작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이 다락방에서 제자들의 발도 씻겨주셨습니다(요13:1-15). 예수님께서는 이 다락방에서 거룩한 공동체를 이루는 법과 서로 섬기며 사랑하며 사는 모범을 보인 것입니다.
오늘 교회는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이신 이 2가지 실천위에 서 있습니다. 교회는 종의 모습으로 오셔서 마가의 다락방에서 사랑(유월절 만찬)과 섬김(세족식)의 본을 보이신 예수님을 따라 서로 사랑하며 자기를 낮추고 서로 섬기고 사랑과 섬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만찬이 끝난 늦은 목요일 밤 예수님과 제자들은 습관을 따라 겟세마네 동산으로 향하셨습니다. (눅 22:39)특히 주님은 세 제자만 데리고 한적한 데서 따로 마지막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예수님은‘얼굴을 땅에 대고’‘엎드려 고민하며 슬퍼하사’‘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드렸는데 온 인류의 죄악을 한몸에 지셔야하는 엄청난 중압감으로 땀이 핏방울 같았습니다.(눅 22:44) 겟세마네의 기도는“이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였습니다. 그러나 곧 이어“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는 위임과 결단이 뒤따르셨습니다. (막 14:36) 그리고 제자들에게 간곡히 부탁하셨습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일어나)기도하라”(막14:38, 눅 22:46) 고난주간 다섯째날 위로와 섬김의 은혜가 있기를 소원합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
길 위의 기도)
거룩한 손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친히 종의 도를 행하신 주님처럼 서로 위로하며 사랑으로 섬기며 한몸, 한맘을 이루게 하옵소서!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는 나 자신의 겟세마네가 있게 하소서!
🎶 형제의 모습속에 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