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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 창조절에 대하여

By 남 호 목사

 

현재 한국 개신교 가운데 감리교회는 (전체가 합의된 것은 아니지만) 교회력에 왕국절이란 명칭을 삽입하여 기독교 절기를 표현하고 있으며, 기독교 장로교회는 창조절이라는 기간을 설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미국 감리교회의 예배서를 토대로 엮어졌다고 머리말에서 밝히며 1992년 기독교 대한 감리회 선교국에서 발간된 「기독교대한 감리회 예배서」에서는 왕국절기에 대해 “8월 마지막 주일에 시작하여 13-14주간이며 대강절 이전까지 계속된다”(p. 75)라고 밝히고 있을 뿐 그 기간의 의미나 제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 김폴린의 「예배법」(보이스사, 1987)에서는 왕국절에 대해, “예수님의 가르치심을 지키는 절기다. 예수님의 가르치심이란 인간들의 마음속에서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계획과 또 그 사랑의 왕국의 통치자로서의 하나님에 관한 것들이다. 곧 인간의 형제됨과 국가간의 평화와 인간의 자유와 영생 같은 문제들에 관한 것이다. 이 절기에는 녹색을 사용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성장과 활동을 상징한다. 왕국절은 8월 마지막 일요일에 시작하여 강림절 첫 주일까지 계속한다”(p. 378-379)고 설명하고 있다(기간이 강림절 첫 주일까지로 되어 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왕국절기와 거의 비슷한 기간에 지켜지고 있는 창조절에 대한 설명으로, 박근원은 그의 책「오늘의 예배론」(대한기독교서회, 1992)에서 교회력이 성탄절에서 부활절에 이어지는 몇 달만 축제의 기간이고 그밖에는 비축제의 기간으로 무의미하게 지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루한 성령강림 후 주일을 ‘성부 하나님의 계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부의 계절을 요즈음 신학적인 강조에 따라 ‘창조절’로 바꿔 부르는 것은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오늘날의 모든 신학적 사고가 그리스도중심주의에서 하나님중심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 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적절한 구분이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대한 신학적인 틀 속에서 그리스도론과 성령론의 바른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p. 172) 박근원이 대표로 편집한 2002년도 교회력에 따른 예배와 설교 자료인 「하늘에서 부는 바람」(대한기독교서회, 2001)에서도 창조절은 9월에 시작되어 대림절 전까지 이어지는 절기로서, “과거에는 앞의 성령강림절이나 삼위일체주일로 계속 지켰지만, 그 절기는 너무 길 뿐만 아니라 의미 없는 주일들이 너무 많아 지루한 계절이 되었다. 중요한 이유로는 그동안 사용하던 교회력에는 성자 그리스도의 계절과 성령 하나님의 계절은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창조주 되시는 성부 하나님의 계절을 분할하여 지키게 되었다”(p. 269)고 설명되어 있다. 창조절은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인간 구원의 역사를 신앙적으로 되새기는 절기로 하나님께서 세상을 아름답게 지으셨음을 고백하고 축하하는 생명의 때임을 강조한다. 또한 이 절기가 생태계가 파괴되는 오늘날의 현실에 있어서 환경의 문제를 생각할 수 있게 하여 뜻깊은 것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절기를 설정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타당성이 있어야 하며 예배의 때를 지킨 본래적인 의미에 부합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에는 작위적인 것으로 흐를 위험이 있으므로 철저한 검토와 신학적인 논의를 거쳐야 한다.

왕국절(Kingdomtide)은 미국 연합감리교회가 1984년 총회에서 공동 교회력(Common Calendar)으로 채택하여 이 용어를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왕국절이란 용어는 1937년에 NCC의 전신 가운데 하나였던 미연방교회협의회(Federal Council of Churches)가 후원하여 출간한 책(The Christian Year)에 처음 사용되었는데, 오순절(성령강림절)부터 강림절(Advent) 전까지의 거의 반년에 가까운 기간을 일컫는 이름으로 쓰이면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강조해야함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다. 1940년에 나온 두 번째 판의 같은 책에서는 약 반년에 이르는 그 기간이 8월 마지막 주일에 시작하여 강림절 전까지의 3개월로 줄어들게 되었다. 그것을 미국 연합감리교회에서는 1945년에 3개월 형태로 된 것을 받아들여 1965년도 예배서(The Book of Worship)에 실리게 되었다. 오순절 이후부터 강림절의 전 주일인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Christ the King Sunday,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의 도래와 창조의 성취를 기념하는 주일)에 이르기까지 읽혀지는 성서일과(Lectionary)의 내용은 명확하게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런 이유로 미국 연합감리교회는 이 용어의 사용을 받아들였다. 이 기간은 또한 기독교인들의 사회적 관심을 강조하는 것이 그 핵심을 이루어왔으며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고취시키고 정의, 평화, 창조, 질서, 보전에 대한 정신을 잊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다른 시도가 미국 장로교회에 있었는데, 스코틀랜드 목사인 알랜 맥아더(Allan McArthur)에 의해 1965년에 제안된 것으로 ‘성부 하나님(God the Father)’의 가을 절기를 교회력에 포함시켜 삼위일체적인 개념을 풀어나가고자 하였다. 즉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는 강림절에서 부활절에 이르는 반년과 성령이 중심이 되는 오순절의 여름절기와 함께 가을에 성부이신 하나님이 중심이 되는 절기가 있어야 함을 제안하였다. 이 시도는 4년 동안 시험적으로 운영되었으나 그 후에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왕국절과 창조절이 한국 개신교회의 교회력에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예배학적 입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왕국절은 미연합감리교회에서 총회의 절차를 거쳤지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같은 감리교회라고 하지만 한국 감리교회가 이러한 것을 어떠한 신학적 검토와 논의도 없이 그냥 수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요즘 한국 교회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지키는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반성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미국으로부터 전해진 풍속으로 교회력의 중요한 요소가 아닌 추수감사절이 현재 한국 개신교회에서 중요한 절기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무조건 미국의 예배 형태를 따르는 것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 그와 함께, 개체 교회가 개별적으로 임의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는 없지만, 한 교파에서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새로운 용어와 형태를 사용하거나 받아들일 때는 가능한한 교회 전체의 논의 과정을 거쳐 합의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와 더불어 근래에 출간된 감리교 새예배서에 적시된 ‘왕국주일’이나 ‘창조주일’에 대한 표기(p. 204)는 사용되지 않고 전례가 없는 용어이므로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왕국주일’은 차라리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또는 ‘그리스도가 왕이심을 기념하는 주일’(Christ the King Sunday)이 되어야 한다.

교회력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음을 제기하고 싶다. 기독교의 교회력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기독론에 기초하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 사건을 예배를 통해 잘 드러나기 위해 형성된 것이다. 교회력의 기초는 ‘주일(Sunday)’이며 기독교 예배의 가장 주요한 시간이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리며 예배하는 날로서의 주일은 그 자체가 축제이며, 예배하는 자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되고 존귀한 날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주일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여 멋있는 주일로 만들지 않아도 그 자체가 예배에 있어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순절이 지나고 강림절까지의 기간이 ‘비축제 기간이고 무의미하게 지낼 수밖에’ 없다고 하거나 ‘의미없는 주일이 너무 많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주일은 작은 부활절(Every Sunday is a little Easter)’이고 ‘부활절은 큰 주일(Every Easter is a Great Sunday)’이라고 주일과 부활절을 연관시켜 표현하지만 정확하고 엄밀히 말하면 부활절로부터 주일이 비롯된 것이 아니라 주일에서 부활절이 비롯된 것이다. 이에 대해 스투키(L. H. Stookey)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해석하지 않으면 주일의 예배가 부활절 예배를 축소한 것이 되어야만 한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Calendar: Christ’s Time for the Church, 54)고 경고하고 있다. 타당한 말이다. 초대교회에서의 역사적 기원이나 중요성이나 예배의 위치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주일’이 가장 앞선다.

또한 현대 신학의 흐름이 그리스도중심주의에서 하나님중심주의로 흐르는 것 때문에 그에 어울리는 용어들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에 대해서, 조직신학적인 논쟁이나 논제에서는 다루는 범위가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가 될 수 있으나 예배에 있어서는 항상 삼위일체이신 하나님 전체를 우리가 대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특정한 명목이 붙은 주일이라 할지라도 예배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기도하며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등 통전적인 면이 있다. 오순절(성령강림절) 이후 일상적인 기간(Ordinary Time, 정확히 말하면 오순절기 또는 성령강림절기가 아니다. 오순절은 부활절 이후 ‘위대한 오십일’을 마무리하는 날이며 교회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의 첫째 주일을 ‘삼위일체주일’(Trinity Sunday)이라 하는데 그 의미도 이 날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오심을 완결하는 표시가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시기적으로나 장소적인 구분을 하여 창조부터 베들레헴까지는 성부 하나님, 베들레헴에서 승천까지는 성자 하나님, 오순절 이후는 성령 하나님과 같이 차례대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함께 존재하시며 불완전하시지 않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단계적으로 오셨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와 그 하시는 일의 완성을 상기하는 것이다. 모든 예배에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특성이 드러나 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일년 주기의 교회력을 구성함에 있어서 원으로 된 도표(pie chart)를 그리듯이 서로 균형이 잡히게 분할하여 일정 부분들을 배정하고자 하는 데, 이 또한 그릇된 인식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 교회력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면들을 불분명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회력의 두 축인 부활절과 성탄절을 비교해보아도 부활절이 역사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성탄절보다 우선임(priority)이 분명하나, 도표 상에 적절하고 균등한 모습으로 나누게 될 때는 그 원래의 의미가 흐려지게 된다. 특별한 이름이나 절기가 붙지 않은 주일이 있다고 해서 억지로 작위적으로 붙이기보다는 그냥 놔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박근원은 “교회의 예배가 이 예배력의 계절적 변화 없이는 자칫 무의미하고 너무 단조로운 행위의 반복이 되기 쉽다. 계절의 리듬이 있기에 이 리듬에 맞춰 교인들이 신앙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오늘의 예배론」, p. 175) 고 주장하지만 계절의 리듬에 따라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사건과 그에 대한 해석이 있은 후에 계절의 변화가 고려되는 것이다.

물론 20세기 말 이후 사회적인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으며, 환경문제와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계를 잘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어서, 예배에서도 그러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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