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법칙(Heinrich theory)
이사야(Isaiah) 20:1-3
통계학의 전설적 인물로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1886-1962)를 꼽습니다. 그는 미국의 트래블러스 보험회사(The Travelers Insurance Company)직원으로 수많은 사고를 접하면서 산업재해 사례를 분석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통계적 법칙을 발견하여 1931년에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 A Scientific Approach)‘이라는 책을 펴냅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사망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다는 통계입니다.
즉,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은 1:29:300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하인리히 법칙(Heinrich theory)’이라 부르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산업재해와 징후의 비율입니다.
대부분의 참사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징후를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인리히 법칙은 사고 발생 전, 반드시 ’징조와 예표(sign and portent)’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형사고가 터지기 전에 항상 어떤 신호(signal)가 있기 때문에 사소한 ’징조와 예표‘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대형 사고를 충분히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사야가 사역하던 당시 전 세계의 패권은 앗수르가 쥐고 있었습니다. 앗수르 주변에 있는 수많은 약소국들은 앗수르 때문에 살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반 앗수르 동맹을 결성하였습니다. 먼저 아람과 북이스라엘이 동맹을 결성했고 또한 전통적으로 강한 나라였던 구스(에티오피아)를 중심으로 해서 구스와 애굽이 동맹을 맺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약소국이었던 남유다는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습니다. 아람과 북이스라엘 동맹에 줄을 서려니 아닌 것 같아 망설이는데 구스에서 사절단을 보내 동맹을 제의합니다.
한편 남유다의 왼쪽에 있는 나라가 블레셋입니다. 블레셋은 중요한 성읍 다섯이 있는데 그 중 한 성읍이 ‘아스돗’입니다. 아스돗은 골리앗의 고향으로 지금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중심지입니다.
아스돗은 애굽이 앗수르를 막아보자고 동맹제의를 했을 때 동참합니다. 앗수르왕 사르곤은 이런 아스돗을 괘씸하게 여겨 그들을 무너뜨리고 아스돗 왕은 애굽으로 피신합니다.
“앗수르의 사르곤 왕이 다르단을 아스돗으로 보내매 그가 와서 아스돗을 쳐서 취하던 해니라”(사 20:1)
그런데 앗수르의 직접 공격을 받게 된 애굽은 아스돗 왕을 앗수르에게 넘겨주면서 동맹을 헌신짝처럼 져버립니다. 자신이 급해지자 아무렇지 않게 동맹을 깨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배신한 애굽도 후에 앗수르의 포로가 되어 볼기를 드러낸 채 끌려갑니다. 이사야는 이러한 애굽의 결국을 보여주기 위해 상징적 행동으로 3년간 벌거벗은 몸으로 지냅니다.
“그 때에 여호와께서 아모스의 아들 이사야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갈지어다 네 허리에서 베를 끄르고 네 발에서 신을 벗을지니라 하시매 그가 그대로 하여 벗은 몸과 벗은 발로 다니니라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종 이사야가 삼 년 동안 벗은 몸과 벗은 발로 다니며 애굽과 구스에 대하여 징조와 예표가 되었느니라“(사 20:2-3)
외형적 모습만 보고 애굽을 의지하려는 남유다에게 경종을 준 것입니다. 벗은 몸과 벗은 발로 3년 동안 지내며 애굽과 구스가 이렇게 될 것을 ‘징조와 예표’로 보여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너희는 아람과 북이스라엘에도 동맹을 두지 말고 구스를 중심으로 한, 반앗수르 동맹에도 서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잠잠히 기다리면 하나님의 때, 은혜의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 말씀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작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의지하고 붙들었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오히려 심판의 도구가 될 때, 우리는 누구를 의지해야 합니까?
우리 속담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 수많은 ‘설마’들이 진정 우리를 장님으로 만들고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듭니다. 우리 안의 ’자아‘는 자꾸 이런 ‘설마’들을 만들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노아의 때, 산 위에서 배를 만드는 노아를 보면서도 끝까지 고집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사야의 ‘삼 년 동안 벗은 몸과 벗은 발’ 은 예수님의 공생애로 성취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걸으신 한길 예수의 길(One Way Jesus), 사명의 길 끝의 골고다 십자가는 무력한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3일만에 부활하심으로 예수께서 그리스도(희랍어 Χριστός, 히브리어 מָשִׁיהַ 마쉬아흐, the Anointed King, )되심을, 온 세상의 구속주(소테르-σωτήρ)되심을,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명하게 된 것입니다.
혼돈과 불안한 세상가운데에서도 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한길 예수의 십자가를 향한 길을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걸으며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립니다. 말씀과 기도로 깨어 기도하며 성령충만함으로, 쓰임받을만한 믿음의 그릇으로 준비합니다.
오 주여
다시 오실 주님을 설렘 가운데
기다리게 하소서
사순절이 시작된 이때
더 깊은 기도의 강가로 나가게 하소서
이 아침의 기도입니다.
“주님 다시 오는 그날까지 나는 이 길을 가리라!”
(HVCC 사순절 2, 2024년 2월 15일 목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