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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수상 Pastor Column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아버지 하디(Robert A. Hardie)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아버지 하디(Robert A. Hardie)
-하디 회심 120주년 미주 기념대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부흥운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분이 있다. 바로 로버트 알렉산더 하디(Robert A. Hardie, 1865-1949이다. 한국 이름은 하리영이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 부흥운동의 불꽃을 당긴 1903년 원산 부흥운동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하디는 1865년 6월 11일 캐나다 온타리오 세네카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상에서 가장 유익한 존재가 되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토론토대학 의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의대 4학년 때 한국에 의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1890년 한국에 들어가 서울과 개성, 부산과 원산에서 의료선교사로 사역을 하다가 선교사로서의 한계를 느끼던 중 1903년 8월 한국교회의 영적각성의 모멘텀이 된 체험을 하게 된다. 그것은 회개와 중생, 성화에 이르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체험이었다.

원산에서 하디는 어느 날 말씀을 묵상하면서 기도 중에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깨닫고 온 몸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사건 후에 그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결점과 부족, 오만과 굳은 마음, 불신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게 되는데 그 후 그가 인도하는 집회마다 참석하는 교인들에게도 동일한 역사가 나타나게되고 이 일이 전 교회적으로 확산되게 되었다. 원산교회는 이후 자발적인 헌신으로 매서인으로 불리운 권서(colporteur), 토착전도인을 세워 선교사들의 발길이 미치지 못하는 산간벽지, 외딴 마을에 찾아가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회개와 부흥운동의 시작, 곧 영적각성운동의 출발이 된다. 결국 1903년 8월 29일 원산에서 시작된 회개운동이 1907년 1월 6일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개최된 사경회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부흥운동으로 이어졌다. 장대현장로교회에서 시작된 부흥의 열기는 장로교, 감리교 연합학교인 숭실학당을 거쳐 그해 2월 남산현감리교회로 옮겨붙었고 이후 북으로 평안도와 함경도, 남으로 경기도와 충청도, 경상도로 확산되었다.

정치, 경제, 종교적으로 불안한 시대적인 상황속에서 선교 실패와 능력의 한계를 느끼던 선교사들과 당시의 교인들이 성경연구와 기도중 회심을 경험한 후 윤리적 갱신과 양심전, 교인간의 화해, 자발적인 봉사를 실천한 것이 부흥운동을 촉발케 한 계기가 된 것이었다. 한 개인의 회심이 다른 사람에게, 여러 지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와 같은 회심의 역사는 선교의 문이 열리면서 계속 성장하던 한국교회로 하여금 진정한 교회의 본질을 되돌아보는 매우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1738년 5월 24일 존 웨슬리의 올더스케잇 회심이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침체된 영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영적각성의 모티브가 된 것처럼 1903년 8월 29일 하디의 원산에서의 회심사건은 20세기 초 한국 기독교 영적각성 운동의 불씨가 되었던 것이다.

하디는 처음에는 어느 교파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선교사로 활동하면서 이해관계를 넘어 타교파 선교사들과 협력사역을 했고 교단지원을 받는 안정된 선교사들과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가족 질병의 어려움들을 자립선교와 신앙의 힘으로 극복해 나갔다.

그는 1907년 장대현교회 대부흥 이후 1935년에 은퇴할 때까지 당시 한국에 있던 남북 감리회를 연합하여 협성신학교(현, 감리교 신학대학교)를 설립하고 영성과 지성을 갖춘 전도자 양성과 신학교육에도 힘쓰게 되었다. 특히 ‘신학세계’, ‘신학지남’등에 글을 발표, 문서사역과 저술활동에 힘썼다. 하디는 가슴 따뜻한 부흥운동가였지만 냉철한 이성을 배제하지 않고 뜨거운 영성과 냉철한 이성의 조화를 통해 한층 더 높은 성숙과 확장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1883년 조미수호통상 이후 1885년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 땅에 들어와 선교의 문이 열려지고 1903년 원산에서 하디의 회심 사건은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1910년 백만 구령운동, 1919 삼일절 민족운동으로 이어져 오늘날 한국교회의 부흥과 선교를 가능케 한 동력원과 소중한 영적인 자산이 되었다.

올해 8월 말 한국의 각 도시마다 ‘다시 근원으로(라틴어 Re-Ad Fontes, Back to the Basic)’이라는 주제로 하디 회심 120주년 기념대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미주에서도 9월초 하디성회를 준비하면서 지난 5월초 한국의 하디 기념사업회를 찾았다. 하디 기념사업회는 침체된 한국교회의 영적각성과 부흥을 다시 회복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1903년 하디를 통해 나타난 영적인 각성과 성령의 역사가 오늘 이 시대에도 각 개인과 교회에 동일하게 나타나기를 소망하며 출발한 모임이다. 이 비전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며 미주 땅에서도 아름답게 펼쳐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1936년 2월 하디선교사가 창간한 신학세계 ‘하나님과의 동행’에 나오는 하디의 말이다.

“사람이 씨를 뿌리고 풀을 매면

하나님께서 단비와 햇빛을 주셔서

들에 곡식이 무르익게 하신다.

힘차게 나아가 거친 땅을 개척하라

인간의 영광이 여기 있나니”

장재웅(목사, 미주 하디기념대회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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