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교 13년 차에도 그렇다 할 선교 열매를 맺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과 피로감으로 지쳐있었던 하디 선교사는 사경회를 인도하던 도중 선교 실패와 부진의 원인이 조선 교인들이 아닌 ‘성령의 인도와 능력’을 따르지 않았던 자신에게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큰 깨우침과 함께 사경회를 마친 하디 선교사는 주일 예배에서 조선인 회중들에게 자신의 교만과 실수를 공개적으로 자복했다. 이날 하디의 회개는 ‘회개의 본’이 되어 조선 교인들의 회개를 이끌어내는 도화선이 되었을 뿐 아니라, 4년 후인 1907년 1월에 일어나 한국기독교사에 큰 획을 그었던 평양부흥운동과 백만구령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때까지 ‘회개’가 무슨 뜻인지 감(感)을 못 잡던 조선 교인들이 하디의 회개로 그 뜻을 깨닫게 되면서, 평양 장대현 교회와 숭덕학교에서 열린 연합사경회는 교인들의 공개적 통회 자복의 소리로 넘쳐났고, 이 부흥의 불길은 이내 원산에서 서울 그리고 개성과 평양으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10여 년 후인 1919년 3·1운동 때에는 민족 대표 33인의 절반 이상이 개신교인이었을 만큼 개신교는 조선 땅에 탄탄히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2023년 원산 부흥 운동 120주년을 맞이하여, 하디 선교사의 전도의 열매로 세워진 간성, 강릉중앙, 광희문, 석교, 수표교, 양양, 종교교회 등이 ‘하디기념사업회’를 설립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와 감리교신학대학교 등과 함께 하디의 사역을 기리는 사업을 벌이기로 한 상태다.
감리교 포럼과 더불어 9월 13일 오후 7시에는 뉴저지 갈보리연합감리교회(담인, 문정웅 목사)에서 ‘다시 근원으로(Re-Ad Fontes, Back to the basic)’라는 주제로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연합집회가 열린다.
이를 두고 미주하디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인 장재웅 목사는 집회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캐나다 출신 의료선교사로 남감리회 소속이었던 하디 선교사는 ‘한국 교회 부흥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며, 한국 부흥과 민족 운동의 배경이 된 분입니다. 이번 집회는 그분의 뜻을 기리고, 현 미주의 감리교가 직면한 복잡한 상황 가운데서도 감리교의 아름다운 유산과 정신을 이어가며, 감리교다움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