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순기 선교사 이야기. By 유기성목사
한국 선교사님들 중에 숨겨진 보배같은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민교선교사님이 이런 사정을 안타깝게 생각하다가, 도서출판 [사도행전]을 설립하여 한국 선교사에 대해 소개하였는데, ‘복음에 빚진 선교사 열전’ 시리즈 중 제1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그 사정을 알기에 예수동행 컬럼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민교선교사님은 최근 심각한 심장 수술을 하였는데, 기적 같이 회복되는 소식을 들으니 또한 감사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몽골에서 선교하던 중에 평양에서 순교한 고 최순기 선교사 이야기입니다. 선교사님의 몽골인 제자이자 목사인 조수아 뭉흐가 자신의 영적 아버지인 최순기 선교사의 삶과 그 제자들의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몽골이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울 때 거리에서 방황하던 10대 시절의 저자가 어떻게 변화의 소망을 갖게 됐는지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혹한기의 몽골에 홀홀단신으로 온 최순기 선교사가 저자와 그 친구들을 만나 교회를 시작하면서, 몽골에 교회가 세워진 이야기 자체는 몽골의 최근 교회사이기도 합니다.
복음이 심기고 교회가 세워진 뿌리는 최순기 선교사의 사랑이었다고 저자는 증거합니다.
최 선교사 부부가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몽골의 제자들을 친자식처럼 품은 사랑을 통해 그들이 살아난 것입니다.
<내려놓음>의 저자 이용규 선교사는 그의 책 <같이 걷기>에서 최순기 선교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몽골에서 사역하다가 하나님 품에 안긴 최순기 선교사님은 부모가 없는 몽골 아이들을 자녀로 여기며 돌봤다. 거리의 아이들은 종종 선교사님 집안의 물건을 훔쳐 도망쳤다가 갈 곳이 없어 다시 돌아왔다. 그러면 최 선교사님은 아무 말 없이 함께 목욕탕에 가서 아이의 등을 밀어주고, 따뜻한 밥을 먹이고, 피곤할 테니 들어가 자라고 이불을 깔아주었다고 한다. 최 선교사님과 함께한 사람들은 “그분이 진짜 우리 아버지였다”라며 선교사님을 많이 그리워했다. 최 선교사님은 눈에 보이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분은 아니었다. 성도 수가 200명이 안 되는 교회와 몇 개의 지방 교회를 세우고 돌보면서 관계 맺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을 키워냈다. 선교사님이 보여준 예수님의 사랑으로 그들의 마음이 열리자 그들 안에 변화가 일어났다.’
최 선교사가 북한 출신이기도 했지만, 몽골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북한선교를 도모하던 중 안타깝게도 평양 거리에서 심장마비로 소천하게 되었습니다.
전례대로라면 북한에서 시신을 받아올 수 없었으나, 저자는 백방으로 수소문해 최 선교사를 몽골에 모셔올 수 있었고, 몽골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안장할 수 있었습니다.
최 선교사가 갑자기 사라진 몽골 교인들은 잠시 어려웠지만, 저자를 중심으로 한 제자들이 선교사의 가르침대로 몽골 전역에 교회를 세워가는 교회 개척의 비전을 이뤄갔습니다.
지금은 몽골 전체 21개도의 절반 이상 지역에 교회를 개척했고, 개척한 교회들이 또 교회를 개척해나가면서, 몽골인 스스로 몽골 선교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이 책은 최 선교사가 저자를 만나 새생명교회를 개척하고 여러 교회를 또 개척한 이야기, 최 선교사의 개인사와 순교 이야기, 이후에 펼쳐진 몽골 교회의 부흥사까지 두루 보여줍니다. 선교의 본질은 누군가가 선교에 헌신하여 누군가를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는 것이며, 그리하면 누군가 살아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자 결론입니다.
부록으로 간략한 몽골 선교사도 덧붙여, 한국인 선교사에 의해 완성돼가는 몽골 선교의 오늘까지 거시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이 책에서 선교사에 의해 어떻게 현지인에게 선교사역이 이양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선의 선교사는 물론 선교사를 후원하는 한국교회에 모두 유익한 인사이트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