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목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해방시켜 출애굽한 후, 홍해를 건너 시내광야에 이르러서 여호와 하나님께로부터 예물로 드리라고 한 품목에 들어 있는 나무이다(출애굽기 25:5, 35:7). 아울러 이 나무는 성막(증거막)과 성막에 쓰는 기물을 만드는 재목으로 지목된 중요한 나무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나무를 신성한 나무라 하여, 일반 백성은 이것으로 가옥이나 기물들을 절대로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개역성경에 조각목으로 번역된 이 나무의 히브리명은 싯딤(Shittim)이다. 애굽, 아라비야, 이스라엘 남부에서 아카시아의 한 종(種)을 가리킨 이름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식물이기 때문이다. 싯딤의 학명은 Acacia raddiana Savi이다. 조각목이 아니라 ‘아카시아나무’ 인데, 중국에 아카시아나무와 흡사한 조각자나무가 있어서, 중국어 성경에 조협목으로 번역한 것을 우리도 그대로 옮겨 조각목으로 오역한 것이다.
싯딤을 공동번역 성경과 새번역 성경에서는 아카시아나무로 바르게 번역하고 있으며, 영어 성경이나 일본어 성경도 모두 아카시아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명일 때는 싯딤으로 그대로 옮기고 있어서 흥미가 있다. 이것은 아카시아나무가 생육하고 있는 것에 연관된 이름들이다. 학명의 속명(屬名) Acacia는, 그리스어의 Akis에서 유래된 것이다. 돌기(突起) 화살촉, 낚시 바늘의 걸고리 등을 뜻하는 말로서 아카시아나무의 가시를 의미하여 붙인 이름이라 한다. 아카시아나무는 콩과에 속한 낙엽교목이다. 높이 5∼8m로 자라며, 꽃은 황금색이다. 개화기는 봄과 늦여름, 두 번 꽃 핀다. 수분이 적은 황야에서 자라며, 그래서 제목은 나뭇결이 치밀하고 단단하며 아름다운 오렌지브라운색이다. 이 재목은 경고함 때문에 싯딤 우드(Shittim wood)라 하여 절대로 썩지 않는 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성막을 짓고, 성막 기물을 만드는 신성한 나무로 여기는 것처럼, 바벨론에서는 이슈탈의 신목으로서 이 나무를 생명력의 상징으로 삼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어머니신(神) 비이트에게 바친 나무였는데, 신 자신도 이 나무에 깃들어 있다고 했다 한다. 이집트에서는 영생의 상징으로 개무화과나무로 만든 미이라의 관을, 아카시아나무로 다시 덧씌워서 썼다는 것이다(썩지 않는다고 믿어서).
우리는 아카시아라 하면, 봄에 나비 같은 하얀 꽃이 피며 매우 향기롭고 꿀이 많은, 밀원식물인 개아카시아를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진짜 아카시아나무가 아니라는 뜻에서 개아카시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진짜 아카시아는 우리나라로 근래에 도입되었으므로, 개아카시아를 아카시아로 부르며 통용하고 있다. 이 나무는 북미원산으로 1900년 초에 도입하여, 황폐지의 복구용 및 연료림으로 식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밀원식물의 대표적인 나무가 되었으며, 공해에 강하여 사방녹화용에 쓰이고 있다. 개아카시아의 재목도 강도가 뛰어나고 보존성이 높아서 널판재, 차량재, 목공예 등에 쓰인다. (‘성서속의 식물’, 아카데미서적).
https://youtu.be/Mw2cyTz5lQk
로뎀나무(대싸리, 노가주)
– 엘리야가 그늘에 앉아 죽기를 구한 나무 –
학명 : Retama raetam (Forssk.) Webb (콩과 : Papilionaceae)
영명 : Broom tree, White broom, Juniper tree
히브리명 : רותם(로템), רתם המדבר(로템 하-미드바르)
원산지 : 팔레스타인, 사하라, 아라비아
개화기 : 2월 중순~3월
성경 : 왕상 19:4~5, 욥 30:4, 시 120:4
주요 성경구절
1)〔열왕기상 19장 4~5절〕스스로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행하고 한 로뎀나무(רתם 로템)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하여 …… 로뎀나무(רתם 로템) 아래 누워 자더니 천사가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2)〔욥기 30장 4절〕떨기나무 가운데서 짠 나물도 꺾으며 대싸리(רתמים 레타밈, ‘로템’의 복수형) 뿌리로 식물을 삼느니라
3)〔시편 120편 4절〕장사의 날카로운 살과 로뎀나무(רתמים 레타밈) 숯불이리로다
식물 해설
로뎀나무는 한국에 없는 식물이므로 한글성경에서 매우 혼란스럽게 번역되어 있다(별표참조).
엘리야는 이세벨이 섬기는 바알 선지자들을 죽이고 브엘세바 광야로 도망하여 한 로뎀나무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하였으나, 나무 아래 누워 자다가 천사가 준 음식과 물을 마시고 힘을 내었다.
욥이 시험에 빠졌을 때 그를 조롱한 사람 중에는 로뎀나무(대싸리) 뿌리를 캐 먹던 가난한 자들도 있었다. 로뎀나무 뿌리는 가늘고 단단하여 음식이 될 수 없고 맛도 쓰지만 유목민들은 최후에 그것도 먹었던 것 같다.
성지에서 본 로뎀나무
유대광야, 네게브, 가이사랴 모래밭에서 볼 수 있고, 기후풍토가 좋은 아얄론 골짜기에서는 키가 크고 가지도 풍성하다. 싸리나무처럼 땅에서부터 가느다란 가지들이 바로 자라므로 그늘이 빈약하지만 사막에서는 그나마 고마운 그늘이 된다. 한 사람이 앉아 간식 먹을 정도의 그늘은 되기 때문이다.
식물 모양
키가 1~2m인 콩과의 관목이다. 뿌리 부분부터 여러 개의 가지가 나누어져 가늘고 긴 줄기를 위로 쭉 뻗으며 무성한 나무의 줄기는 아래로 쳐지기도 한다. 줄기에서 나오던 피침형 잎도 자라면서 점차 감소한다.
꽃은 1cm 정도의 작은 흰 나비 모양이며, 줄기에 붙어서 많이 핀다. 꽃잎 안쪽에 자줏색 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희게 보이며, 향기가 좋다. 4월에 꽃이 지고 나면 1.5cm 가량의 딱딱한 꼬투리가 맺히고, 동그란 씨앗 한 개가 생겨서 바람이 불면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꼬투리는 익어도 벌어지지 않고, 야생 동물이 먹어도 그대로 배설된다.
로뎀나무 뿌리는 단단하기 때문에 최상급 숯이 된다. 문제는 뿌리가 모래 속에 수직으로 가늘고 길게 박혀 있으므로 구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저자도 이 뿌리 하나를 캐려고 반나절 시간을 보낸 일이 있다.
참고사항(노란로뎀)
노란로뎀은 성경에 나오는 흰로뎀과 매우 비슷하지만 다른 종류이며, 학명이 Spartium junceum(אחירתם החרש 아히로템 하호레쉬, 양골담초)로서 ‘흰 로뎀과 형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비옥한 땅에서 자라고 키도 2~3m로 크다. 꽃은 흰 로뎀이 질 무렵에 피어나며 역시 향기롭다.
잎은 작은 피침형(披針形)인 데다 빨리 지므로 일반인들은 잎이 없는 것으로 알게 된다. 총상꽃차례(總狀花序)로 줄기에 드문드문 피는 꽃은 진노랑이며, 나비 모양인 콩 꽃을 닮았다. 깎지는 6~9cm의 갈색이며, 6~15개가 반들반들하게 달려 납작한 씨를 맺는다.
노란 로뎀은 예루살렘과 텔아비브간 고속도로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예루살렘에서는 에인케렘과 하닷샤병원 주변에 많다. 그늘진 곳에서는 8월에도 꽃을 볼 수 있으나, 꽃과 씨앗에 독이 있으므로 먹으면 구토를 하거나 심장 박동이 약해질 수 있다.
(www.segibak.or.kr 정정숙전도사의 성서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