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이웃들을 찾아
타임지가 100대 영화로 선정한 ‘천국의 아이들(the children of heaven)이란 영화가 제작되어 1997년 상영된 적이 있었다. 이란의 가난한 가정에 사는 알리는 여동생 자라의 구두를 수선하러 갔다가 실수로 구두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 일을 부모님께는 비밀로 하고 한 운동화를 서로 돌려 신으며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달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오빠 알리는 지역에서 열리는 어린이 마라톤대회에서 3등 상품으로 운동화를 내걸자 여동생을 위해 이 대회에 참여를 결심하게 된다.
그런데 그만 환호와 박수소리에 취해 자기도 모르게 1등을 해버려 운동화를 상품으로 받지 못하게 되었다. 1등의 영예와 함께 더 좋은 선물을 얻었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던 소년의 얼굴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여동생에게 운동화를 마련해주기 위해 달렸던 오빠에게 1등의 영예보다 중요했던 것은 아름다운 형제 우애였던 것이다. 형제우애 즉 사랑이 있는 곳이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장소 즉 천국임을 이 영화는 그리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의 극작가 파울로 코엘류(Paulo Coelho)는 “사람들은 타인을 보호하거나 도와주거나 선행을 베풀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그렇게 대한다면 그런 그를 단순한 대상으로만 여기고 자기 자신을 대단히 현명하고 관대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사랑과는 전혀 무관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과 일치하는 것이고 상대방속에서 하나님의 불꽃을 발견하는 일이다.”라고 했다. 형제와 하나됨이 참된 사랑이라는 것이다.
작년초 COVID 19 이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삶을 마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처절하게 생존과 싸우는 이웃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추억하는 연말시즌(season of remember)에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 여전히 가난과 질병, 외로움과 고독과 싸우는 우리 주변의 잊혀져 이웃들을 기억하고 찾아가야 할 때이다. 그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돌려 구체적인 사랑과 섬김의 손길을 펼칠 때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살고 상생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