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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사랑하며 순종하며 절제하며

사순절: 사랑하며 순종하며 절제하며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렌트(Lent)는 고대 앵글로 색슨어 ‘Lang’에서 유래된 말이다. 독일어의 Lenz(봄)이란 뜻과 함께 그 뜻은 길어진다(lengthen)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순절은 동지가 지난 후 하지까지 계속 낮이 길어지는 기간에 지켜지기에 ‘Lent’라고 정해졌다고 한다. 어떤 연고로 정해졌던 ‘길어진다’는 의미는 많은 도전을 주는 단어이다. 사순절을 그 목적한대로 잘 지낼 때 신앙이 깊어지고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가 참으로 성숙해지고 깊어지는 은혜가 더해질 것이라는 의미에서 중요한 도전을 던져주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한국말로는 ‘40일간의 기념일’ 이라는 뜻의 희랍어인 ‘테살코스테’를 따라 사순절로 번역되어지기에 부활주일을 기점으로 역산하여 도중에 들어있는 주일을 뺀 40일간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며 경건히 보내고자 하는 절기이다.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절 새벽에 세례가 베풀어졌는데 세례예비자들이 회개를 통해 세례를 준비하던 기간이 40일이었다. 이미 세례를 받은 신자들도 자신들이 받은 세례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갱신하는 일에 힘썼던 기간이기도 하다. 세례지망자들에 대한 엄격한 심사는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에서 기독교를 국교로 정하고 신앙의 자유를 공포한 때부터 완화되었다. 여기에 따라 세례 준비기간으로 국한되어왔던 사순절기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고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확대된 것이다

사순절의 마지막주인 고난주간은 종려주일부터 시작되어진다. 이 주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최후의 주간이다. 주후 4세기에 예루살렘에서는 이 주간에 일어난 사건들을 그대로 재연하기 위해 현장과 그 근처에서 공관복음서가 기록한 자료에 근거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거룩하게 성 주간을 지킨 것이다. 특히 고난주간(Holy Week)중 3일(Triduum)은 곧 세족 목요일(Maundy Thursday)과 성 금요일(Holy Friday) 성 토요일(Holy Saturday)로 지키며 더욱 더 엄숙히 예수 그리스도의 삶,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긴 것이다.

십자가의 길은 옛 사람(잘못된 습관)을 십자가에 못박고 새사람(좋은 습관)으로 변화시키는 전환점이요 지금껏 붙잡기만 하던 시간의 성(크로노스, 일상의시간)을 무너뜨리고 나눔과 드림의 삶(카이로스, 하나님의 시간)으로 일궈가는 삶이다.
코로나 19으로 인해 멈춰버린 바쁜 일상의 시간들을 사순절(사랑하며 순종하며 절제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초점을 맞추고 나의 필요를 구하기보다는 4가지를 함께 실천했으면 한다.

첫째 잘못된 습관을 버리자(게으름, 분노, 교만).
둘째 좋은 습관을 가지자(미디어금식, 시편읽기, 기도, 봉사).
셋째 시간을 정해놓고 나라와 민족, 지역사회와 일터, 배우자와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자.
넷째 외롭게 소외되고 고립되어 있는 주위 이웃들을 돌아보자.

살아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셨던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에 달려 죽어서도 무덤조차 없었던 그 분, 돌을 던지는 무리들을 용서하며 기도하셨던 그 분,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기에 자유롭게 하늘로 올라가셨고 또 자유롭게 날아와 우리곁에 함께 하시면서 성령으로 보듬어 주시는 그 분이 목숨을 바쳐 선물해주신 십자가 사랑, 그 의미를 깨닫고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며 사순절(四旬節)의 은총을 부활의 생명으로 완성하는 카이로스의 시간들로 가득 채워지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장재웅목사 워싱턴 하늘비전교회-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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