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작은 교회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인 대부분은 은퇴한 어르신들이고, 교회학교는 오랫동안 비어 있으며, 낡고 오래된 건물의 유지비 부담과 재정 상황도 갈수록 녹록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 교회에 미래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나는확신한다. 희망은 있다. 단지 그 희망으로 가는 여정이, 우리가 알던 과거의방식과는 조금 다를 뿐이다. 여기서 나는 작은 교회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믿음과 용기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섯 가지 목회 아이디어를 나누고자
작은 교회에도 미래가 있다.
1. 교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재발견하라.
작은 교회의 미래는 대화에서 시작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그진실함만큼은 절대 가볍지 않다. 작은 교회일수록,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참여는 더 귀하고 중요하다. 목사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간단히 식사를 겸한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교인들과 대화해 보라. “우리 교회는 왜 존재할까요?” “지금까지 우리 교회가 잘해온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 교회에만있는 특별함은 무엇일까요?” “우리 교회는 지역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있나요?” “5년 후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떨까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주신 가능성은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들을 함께 나누다 보면, 교회는 이제 더 이상 목회자 혼자 이끌어가는 사역이 아니라 교인들과 함께하는 사역, 함께 미래를 상상하고, 함께 실행하는 사역이 된다. 나는 이 과정에서교인들로부터 예상하지 못했던 지혜와 통찰, 희망의 언어들을 많이 들었다. 교인들을 한 번 믿어보라. 하나님께서 이미 그들의 마음에 미래의 씨앗을 심어 두셨다.
2. 작고 효율적인 교회 운영 구조로 바꿔 보라.
작은 교회들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한정되어 있고, 그마저도 한 사람이 여러 위원회에서 봉사를 하다 보니, 지치고 소진되는 경우가 흔하다. 요즘은교인들의 삶도 만만치 않다. 은퇴한 어르신들로부터 “은퇴했는데, 더 바빠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또한 주일에도 일하시는 분들이 많다. 만약 교회가 이런 상황이라면, 교회 내 여러 위원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One Board 모델’을 추천한다. 기존의 교회에는 행정, 재정, 재산 관리, 인사, 임명 및 리더십 개발 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들이 있는데, 이 모든 위원회를하나로 통합해서 One Board 모델로 바꾸면, 중복되는 회의와 역할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으로 사역을 할 수 있다. 모든 주요 결정은 One Board에서 함께 논의하고 실행하기 때문에 투명성과 책임성이 향상되고, 선교에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먼저, 평신도 지도자들과 교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왜 이 모델이 필요한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공감대를 형성하라. 지방 감리사에게 상황과 계획을 설명하고, 필요한 지원과 승인을 요청하라. 평신도 지도자들과 교회 현실에 맞는 규칙과 가이드를 작성하고, 교회 총회에서 공식적인 투표를 통해 채택하면, 교회 전체가 동의하는 구조가 된다. 그리고 기존 사역팀들과 소통하면서 점진적으로 구조를 정돈해나가면 된다.
3. 교회의 존재를 지역 사회에 알리라.
“만약 오늘 우리 교회가 문을 닫는다면, 지역 사회는 그 사실을 알아차릴까요?” 이 질문은 교회에 매우 본질적인 고민을 던진다. 작은 교회일수록 지역 사회와의 연결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교회일수록지역 사회에 홍보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지역 신문, 소식지, 잡지에 예배시간이나 교회 행사 등을 꾸준하게 싣고, 교회에 대한 짧은 칼럼을 기고하거나, 교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제안해 보라. 교회 행사 사진, 찬양영상, 목회 칼럼을 SNS에 공유하고, 지역 축제, 기념일 행사에 교회 이름으로 참석하라. 로터리 클럽(Rotary), 라이온스 클럽(Lions), 지역 봉사단체에 가입하여 지역 사회와 연대하라. 예술 센터, 커뮤니티 센터, 지역 도서관, 학교와 연대하여 음악회, 전시회, 강좌 등을 유치하라. 교회 공간을 문화와 교육의 장으로 개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교회를 방문하게된다. 식량 지원 센터, 무료 급식소, 재난 지원 사역 등에 봉사자나 후원자가 돼라. 특히 연합 여름성경학교를 시작해 보라. 이웃 교회들이나 주변에있는 감리교회들과 연합해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면, 인력과 자원과 예산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교회 밖의 사람들과의 관계도 쉽게 형성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어린이 교회학교를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교회가다시 이웃들과 만나고, 지역 사회와 연결될 때 교회의 잃어버렸던 생명력은 다시 회복하기 시작한다.
4. 모두를 환영하는 열린 교회가 돼라.
“나는 하나님은 믿지만, 교회 가는 것은 불편해요.” “나를 환영해 줄까요? “ 이러한 말들은 슬프고도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밝은 미래를 위해인종, 성별, 성적 지향, 신앙적 배경을 초월해 모두를 환영하는 교회를 만들어 가자. 교인들과도 대화해 보자. “우리는 누구를 환영하나요?” “어떻게하면 방문자들을 더 따뜻하게 환대할 수 있을까요?” 그 첫걸음으로, 나는“화해 공동체”(Reconciling Congregation, RC) 선언을 권유한다. 교인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함께 화해 공동체 선언문을 만들고, 교회 총회에서 공동체 선언문을 투표로 채택하고, 기념사진 촬영도 하고, 화해 사역 네트워크(Reconciling Ministries Network)에 공식으로 가입하면 된다. 그리고 이 사실을 지역 사회에 널리 알리고, 성대하게 기념 예배도 드리라. 갈리나교회는 “화해 공동체”가 되면서 새로운 방문객들이 많이 늘어났다. 교회 문을 지역 사회를 향해서도 활짝 열어보라. 단지 환영의 메시지를 읽는 것을 넘어서, 교회를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지역 사회의 공연 장소로, 요가나 운동의 장소로, 미술품 전시·작품 발표회 공간으로, 지역 음악 교실이나 합창단 리허설 장소로, 역사 탐방을 위한 교회 투어 공간으로 열 때, 생명력을 잃어가던 작은 교회는 다시 살아 숨 쉬는 선교 공동체로서 치유와 회복의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5. 새로운 재정 모델을 개발하라.
많은 작은 교회가 “교회 건물을 유지하는 것도 벅차요”라는 고민을 나눈다. 헌금에만 의존하는 이런 작은 교회들에 Good Futures Workshop이라는 새로운 재정 모델을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모든 교인이 함께 대화하고, 함께 교회의 미래를 상상하게 도와준다. 이 프로그램은 깊은 대화를통해서 교회의 정체성과 선교 사명을 새롭게 재정립하고, 기존의 교회 재산(건물, 주차장, 땅, 교실, 사무실)을 사회적 기업의 자원으로 바라보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교회의 주차장이나 땅은 저렴한 주거 공간으로, 빈 교실은 공유 사무실이나 요가나 에어로빅, 예술 공간, 아트 갤러리 등으로, 교회부엌은 상업용 주방이나 카페로, 예배당은 음악회 장소로 탈바꿈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수익 창출을 넘어서 지역 사회와 연대하는 새로운 선교방식과도 접목된다. 갈리나교회는 작은 시골 교회이지만, 2024년에Good Futures Workshop을 시작했고, 이것은 갈리나교회에 새로운 선교 사역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었다. Good Futures Team을 조직하고, 교인들과 소통이 원활해지고, 지역 상공회의소, 시청, 전문가들과 대화하면서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적 기업들, 예를 들면, 결혼식이나 상업용주방 대여, 공연장 운영과 공유 업무 공간 사업 등을 선정하여 시작했다. 작고 연약한 교회라도 괜찮다.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능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함께 대화하고, 함께 밝은 미래를 상상하며, 용기 있게 나아가자. 작은 교회에도 미래가 있다.
강진희 목사
Galena United Methodist Church, 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