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주님이시여, 세상이 이리 되었나이다. 좋은 양복을 입어야 등용이 되고, 교제를 잘해야 교회 일을 잘 본다고들 합니다. 외화와 외교술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 사업을 하는데 첫째 조건이 될 수 있사오리까.
다른 일에는 몰라도 교역(敎役)에는 신앙이 첫째 조건이고 또 사랑이 그 수단이 되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믿음과 사랑이 목사의 절대 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로소이다.
방황하던 나는 이제야 나의 길을 찾았나이다. 이제는 모든 심력을 다하여 그 길로 달음질 할 따름이외다. 나의 기쁨은 거기 있겠나이다. 소망은 거기 있어요. 그 길이란 찾기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것인데 공연히 반생(半生)의 공(功)을 길가에서 낭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늦게 지금이나마 찾은 것을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 길이란 곧 예수님이 밟으신 길입니다. 나는 그냥 믿고 그 길로만 따라 나가려나이다. 남이야 나를 가리켜 “시대에 뒤떨어진 자”라고 하든지, “케케묵었다”고 하든지, “못난이”라고 하든지, 나는 이제는 탓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는 도리어 그런 소리 듣는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그것도 주님을 따르노라고 받는 욕이니깐.
나는 지금까지 너무나 남의 세상에 살아왔습니다. 너무나 남의 눈을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나는 이제부터 아주 ‘예수쟁이’가 되렵니다. 미치도록 믿으려 하나이다. 이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곧 나의 생활이 되겠지요. 세상에서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으면서 속으로는 무기력한 생활만 하니, 차마 못 견딜 노릇인 줄 압니다. 나는 힘있게 살려나이다. 주만 믿으며. 오 주여, 어느 지경까지든지 주만 따라가게 하옵소서. 아멘.
* 이용도 (李龍道, 1901~1933)목사 평전: 기독교의 재출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