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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만나 Early Morning QT

고난 속에서 배운 것들 시편 119편 1-71

사람에게 닥쳐오는 고난은 결코 반가운 손님이 아닙니다.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입니다. 질병과 실패,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억울하게 당한 상처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물론 세월이 흐른 뒤 돌아보면 비로소 깨달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고난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시인은 뜻밖의 고백을 합니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67절).

히브리어 본문에서 ‘전에는’과 ‘이제는’이 선명하게 대비됩니다. 고난을 전후하여 시인의 삶이 달라진 것입니다. 우리는 일이 잘 풀릴 때 자신의 판단과 능력을 지나치게 신뢰하기 쉽습니다. 시인은 교만한 자들의 마음을 “살쪄서 기름덩이 같다”(70절)고 말합니다.

형통은 마음을 그렇게 무디게 만들고, 무뎌진 마음은 길을 잃고도 잃은 줄 모릅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실패와 아픔 앞에서는 자신의 한계를 발견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주는 선하사 선을 행하시오니 주의 율례들로 나를 가르치소서”(68절).

시인은 먼저 하나님의 선하심을 고백하고, 그 선하신 하나님께 가르쳐 달라고 기도합니다. 시인은 고난의 모든 이유를 알아냈다고 말하지 않습는다. 다만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새롭게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고통이 저절로 의미를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시인 역시 고난 자체를 찬양하지 않습는다. 고난이 위대한 스승이어서가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자신을 가르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시련은 말씀을 머리로 알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으로 경험하게 합니다.

“주의 입의 법이 내게는 천천 금은보다 좋으니이다”(72절).

놀랍게도 시인은 고난의 유익을 고백한 직후,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재물보다 귀하다고 선언합니다. 이 단락에는 히브리어 ‘좋다’(토브)는 말이 반복됩니다. 시인은 자신의 고통을 좋다고 미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간을 지나면서 무엇이 참으로 좋은 것인지를 새롭게 발견한 것입니다.

건강할 때는 건강의 고마움을 잊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는 그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기 쉽습니다. 고난은 우리가 붙잡고 있던 것들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그때 비로소 믿음과 소망과 사랑, 그리고 함께 울어 주는 사람의 소중함을 발견합니다. 삶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성경은 예수님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워서”(히 5:8)라고 증언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잘못 때문에 고난을 받으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십자가의 고통을 끝까지 감당하셨습니다. 그분의 십자가는 고난당하는 인간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우리의 고난은 홀로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먼저 그 길을 걸으신 주님과 함께 배우는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고난은 여전히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지나며 교만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은혜를 새롭게 배웁니다. 그리고 이웃의 아픔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 세월이 헛되지만은 않은 것입니다. 고난 속에서 배운 가장 소중한 것은 나의 강함이 아니라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고난 앞에서 두려워하고 원망했던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소서.
아픔 속에서 우리의 한계를 깨닫고, 주님의 선하심을 배우게 하소서.

십자가의 고난을 끝까지 감당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 힘이 되게 하소서.
우리의 상처가 이웃의 아픔을 이해하고 품어주는 사랑으로 성숙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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