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골짜기 지나 소망을 보네
시 84:5-6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저희는 눈물 골짜기로 통행할 때에 그곳으로 많은 샘의 곳이 되게 하며 이른 비도 은택을 입히나이다“
’시온의 대로‘는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예루살렘 성전(시온)을 향해 뻗어 있는 거대하고 막힘없는 순례의 길을 뜻합니다. ‘대로’의 히브리어 ‘메실라’는 ‘쌓아 올린 탄탄한 큰길’이란 뜻입니다.
저절로 다져진 길이 아닙니다. 순례자의 눈물로 다져진 길입니다. 히브리어 ‘바카(bakah)‘는 ‘눈물 골짜기’를 뜻합니다. 지리적으로 이곳은 순례자들이 통과해야 했던 가장 험하고 목마른 골짜기였습니다.
우리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고통, 슬픔, 시련의 시기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 길을 걷는 자들이 ‘눈물 골짜기(바카 골짜기)’ 를 지나갈 때, 그곳이 샘이 되고 이른 비의 은택을 입는다고 말씀합니다.
척박하고 힘든 현실을 마주할지라도 주님 주시는 새 힘으로 돌파할 수 있음을 말씀합니다. 광야나 눈물의 터널을 지날 때, ‘주께 힘을 얻어’ 묵묵히 걸어갈 때, 만들어지는 길이 ’시온의 대로‘입니다.
실제 ’찬양의 샘‘이 만들어진 사연이 있습니다. 집사님 한 분이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간절히 기도한 끝에 어렵게 첫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온 가족에게 기쁨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임신 후기 단계에서 아이를 유산하는 청천벽력 같은 고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슬픔의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병원에서 말기 암 진단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죽음의 공포는 그야말로 ‘바카(눈물) 골짜기’ 그 자체였습니다.
“하나님, 제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고난의 골짜기에 저를 던져두십니까?”라는 원망과 탄식이 쏟아졌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으며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물 한 모금조차 삼키기 힘든 고통이 왔습니다.
그때 성경을 읽다가 문득 시편 84편 5-6절 말씀에 시선이 멈췄습니다.”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이 생길 것이라”
집사님은 침상 위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제 처지는 지금 눈물 골짜기 한복판에 있지만, 제 마음의 시선만큼은 주님이 계신 곳을 향해 시온의 대로를 열겠습니다.’
‘내 힘이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힘으로 이 골짜기를 단지 지나가게(Pass through) 해 주십시오.’ 그때부터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통스런 투병 생활 속에서 원망 대신 찬양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통증이 몰려올 때마다 소리 높여 주님을 찬양했고, 그 찬양은 병실 안의 다른 암 환자들에게도 흘러갔습니다. 절망으로 가득했던 병동이 집사님의 찬양과 기도로 인해 조금씩 소망의 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의 눈물이 떨어진 자리마다 낙심한 영혼들이 위로를 얻는 ‘은혜의 샘물’이 고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눈물 골짜기를 통과한 집사님에게 ”이른 비가 복을 채워 주는”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의학적 한계를 깨고 암 세포가 사라지는 치유의 광선을 경험하게 하신 것입니다. 또한 의학적으로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투병 후 하나님께서 건강한 아이를 선물로 허락하셨습니다.
눈물 골짜기를 지날 때는 사방이 막힌 것 같고 평생 그곳에 갇혀 살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중심을 주님께 고정하고 한 걸음씩 걸어가면, 주님은 고난의 자리를 축복의 샘물로 바꾸어 주십니다.
고난은 머무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경험하며 지나가는 통로일 뿐입니다. 이런 바카 골짜기를 경험하면 고백하게 됩니다.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1-2절).
하나님의 성전을 간절히 사모하다 못해 영혼이 ‘쇠약해질’ 정도라고 고백합니다. 세상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어 방황하던 영혼이 주 안에서 참된 안식을 발견하고 하는 고백입니다.
그런 고백은 또 다른 신앙고백으로 이어집니다.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첫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10절).
세상에서 누리는 천 날의 화려함과 성공보다, 비록 문지기와 같은 낮은 자리에 있을지라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단 하루’가 비교할 수 없이 고귀하다는 엄청난 고백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환경은 ’질병의 침상’일 수 있고, ‘실패와 고난의 현장’일 수 있지만, 우리 마음의 중심에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있을 때 그 자리가 곧 가장 영광스러운 ‘주의 궁정’이 될 수 있습니다.
바카 골짜기가 시온의 대로가 되고, 바로 그곳에 찬양의 샘, 은혜의 샘이 터져나오는 현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