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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퀘렌스(Homo Quaerens)-우리를 먼저 찾아오시는 하나님,

호모 퀘렌스(Homo Quaerens)

시편 14: 1–3

인간은 본질적으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탐구하는 존재, 즉 ‘호모 퀘렌스’(Homo Quaerens: 찾는 인간)입니다.

우리는 돈을 찾고, 사랑을 찾고, 성공과 명예를 찾으며 살아갑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곧바로 검색창을 엽니다.

그런데 시편 14편은 우리에게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왜 우리는 하나님을 찾지 않는가?”

하나님이 스스로를 꽁꽁 숨기셨기 때문일까요? 성경도 때로는 “어찌하여 환난 때에 숨으시나이까?”(시 10:1)라며 ‘숨어 계신 하나님’(Deus absconditus)에 대해 탄식합니다. 그러나 시편 14편이 예리하게 지적하는 비극의 원인은 하나님의 감추임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방향성입니다.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살피사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려 하신즉 다 치우쳐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시 14:2-3)

2절은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살피사”라는 장엄한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굽어살피다’는 위에서 아래를 자세히 내려다본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무관심하신 분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살피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애타게 찾으시는 대상은 누구일까요.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시 14:2)

여기서 ‘지각 있는 자’와 ‘하나님을 찾는 자’가 나란히 놓입니다. 성경적 지혜자는 하나님을 찾는 사람입니다. ‘찾다’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구하고, 묻고, 찾으며 그분께 나아가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문제는 하나님께서 굽어보시는데 인간은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땅만 보며 그분과 시선을 맞추지 않는 ‘시선의 엇갈림’에 있습니다.

시인의 진단은 아주 단호합니다. “다 치우쳐.” 모두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등을 돌렸다고 말합니다. 그 근저에는 인간의 치명적인 질병이 숨어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1절).

‘어리석은 자’는 단순히 지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삶의 실제에서 제외하고 살아가는 ‘실천적 무신론자’들입니다.

그래서 1절의 “하나님이 없다”는 선언은 곧 2절의 “하나님을 찾지 않음”, 3절의 “치우침”, 그리고 4절의 “내 백성을 떡 먹듯 먹음”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서 밀어내면 사람도 쉽게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됩니다.

세상은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아서 하나님을 찾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마음의 왕좌에 자기의 매력적인 우상들을 올려두었기에, 굳이 하나님을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시편의 결론은 아주 절망적입니다.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

훗날 바울은 로마서(3:10–12)에서 이 구절을 인용하여 죄가 몇몇 악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문제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없는 인간의 전적인 타락을 선언합니다.

시편 14편은 아직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외칩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이 시온에서 나오기를 원하도다.”(시 14:7)

인간 안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기에 시인은 밖에서 오는 구원을 기다립니다. 이것이 시편 자체가 열어 놓은 희망입니다. 신약의 빛에서 우리는 이 소망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읽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 19:10)

놀라운 역설을 보십시요. 시편에서는 하나님이 “하나님을 찾는 자”를 찾으시고,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이 아예 “잃어버린 자”를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찾지 않았기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찾아오셨습니다. 십자가는 등 돌린 인간을 끝까지 추적하고 찾아오신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오늘 시편 14편은 우리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그토록 열심히 찾고 있는가?”

기독교 복음의 위대한 역설은 이것입니다. 참된 ‘호모 퀘렌스’의 여정은 내가 하나님을 찾을 때가 아니라 나를 끝까지 추적하신 하나님께 발견되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시편은 말합니다. “하나도 없도다.” 그러나 은혜의 복음은 바로 그 절망의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그분을 찾지 않았기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신 것입니다. 그 찾아오심의 이름이 곧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기도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는 하나님,

주님보다 다른 것을 더 사랑하고 찾았던 우리를 용서하소서.

치우친 마음을 돌이켜 다시 주님의 얼굴을 구하게 하소서.

잃어버린 우리를 살리려 십자가로 찾아오신 예수님,

이제 날마다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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